서울시극단 신작 ‘빅 마더’
투명한 통유리 스튜디오 무대 연출
저널리즘의 이면 보여주는 창구로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빅 마더’ 프레스콜이 진행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마치 한 편의 미국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흥미롭고, 다음을 궁금해하며 보게 된다. 올해 40세 ‘젊은 피’ 이준우 단장을 수혈한 서울시극단의 신작 ‘빅 마더’ 이야기다.
‘빅 마더’는 2022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멜로디 무레의 동명 연극이 원작이다. 광고, 소비, 심지어 정치 콘텐츠까지 데이터 기반으로 추천·노출되는 시대, 이 연극은 거대 권력의 음모를 폭로하려는 뉴욕탐사 기자들의 사투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대통령 성추문 영상이 공개되고, 개인사로 정신없던 기자들은 영상의 진위를 추적하던 중 사건의 배후에 보이지 않는 조작 시스템이 존재함을 발견한다.
연극은 뉴스의 ‘라이브’성을 최대한 살린 실험적인 무대로 눈길을 끈다. 무대 중앙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 뉴스가 송출되고, 무대 안팎 배우들의 얼굴이 라이브로 연결돼 극의 전개를 돕는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세트와 여러 공간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는 무대에 생동감을 더한다. 특히 기존 연극보다 많은 약 60개의 짧고 밀도 높은 장면들이 이어지며 지루할 틈이 없다.
이 작품은 우리가 매일 접하는 뉴스와 정보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뉴스를 장악했던 실제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대선 전후로 성추문 논란에 휩싸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성년자 성착취 및 인신매매 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제프리 앱스타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뉴럴링크의 신기술도 떠오른다.
다양한 시대적 담론을 던지는 이 작품은 결국 언론의 정론직필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환기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
이준우 연출은 개막일 프레스콜에서 “우리가 보고, 생각하고, 꿈꾸는 것조차 알고리즘에 의해 이끌리고 있는 건 아닌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대 연출과 관련, “뉴스가 생산되는 과정과 결과를 동시에 보여주기 위해 투명한 스튜디오 형태로 구성했다”며 “우리가 접하는 영상의 이면을 생각해볼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직접 마주하는 데서 오는 힘이 있다”며 “미디어 영상과 실제 무대의 대비를 통해 연극만의 매력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신진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