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21코스 중 마지막 답사 구간이 서울둘레길 1코스다. 우연히 답사 일정이 진행된 순서다. 1코스 들머리는 도봉산역으로 지하철 1호선을 탐승했다. 이른 아침 시간이지만 날씨가 무척이나 무덥다. 하지만 전철 객실 안은 매우 시원하다. 두 시간이 채 안 되어 도봉산역에 도착했다. 도봉산과 수락산 등으로 등산가는 인파가 도봉산역 대기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도봉산역 2번 출구를 나선다. 길 건너가 서울 생태공원 청포원이다.
도봉산역은 서울 북쪽 도봉구에 있는 역으로 수도권 전철 1호선과 7호선이 정차하는 역사다. 착공 당시에는 누원역으로 개통하였는데 1986년 7호선이 개통되면서 도봉산역으로 부르고 있다고 한다. 누원역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구한말까지 이 지역이 양주군 둔야면 누원리(현재 의정부 호원동) 라고 한다. 청포원은 수목의 녹음이 울창한 푸른 공원이다. 청포원 안에는 서울둘레길 사무실이 있다. 서울둘레길 1코스가 시작되는 들머리다.
서울둘레길 사무실에 들려 서울둘레길에 대한 귀중한 자료들을 살폈다. 서울둘레길을 답사하는 동안 궁금했던 자료들이 있다. 그래서 알아야 면장이라는 말이 떠 오른다. 서울둘레길을 답사하면서 1코스부터 답사를 시작하였다면 더 많은 자료와 정보를 갖고 더 즐겁게 알차게 답사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창포원 입구에는 둘레길 스탬프(한글, 영어, 중국어, 일본어판)가 준비되어 있다. 기록을 중시했다면 1코스부터 21개 구간을 완주하였을 것이다. 둘레길 구간마다 있는 스탬프를 찍고 기록을 남겼을 것이다.
서울둘레길 사무실을 나오면서 많은 것을 생각학게 한다. 그동안 수많은 길을 걷는 중이지만 인증을 받기 위해 스탬프도 찍고 이런 행위는 하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떤 길을 답사하든지 좀 더 세심한 사전준비는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게 한다. 창포원 공원에 조성된 각종 시설물이 아름답다. 청포원 여기저기에 제철 꽃들이 푸른 식물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 나무 그늘에서 쉼을 하는 모습이 부러워 보인다.
서울 창포원(15,000평방미터)은 도봉구 도봉역 앞에 있는 자연관광지로 수목원이다. 붓꽃을 주제로 하는 생태공원이다. 창포원은 습지원, 붓꽃원 등 12개의 주제로 조성된 공원이라고 설명한다. 창포원에는 노랑꽃창포, 부채붓꽃, 범부채 등 130종의 다양한 붓꽃 약 30만 본이 있다고 한다. 난과 비슷한 모양의 붓꽃은 매년 5~6월에 개화하는 식물이다. 청포원에는 분수 등 각종 쉼터가 조성되어 시민들이 편안하게 자연을 감상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공원이다. 청포원에서 인기 있는 길은 역시 맨발 걷기 황톳길이다. 청포원은 도봉산과 수락이 사이에 있으며 중랑천이 흐른다.
서울 청포원에서 둘레길 1코스를 가려면 중랑천의 상도교(1996년 준공 길이 85m, 넓이 10m)를 건너가야 한다. 공원에서 도로를 건너면 중랑천 변이다. 중랑천에는 물이 흐르고 천변에 조성된 길에는 걷는 사람들 특히 자전거 동호인들의 행렬이 활기차게 보인다. 상도교를 건너 작은 쌈지 공원길을 지난다. 수락광장을 지나 통일로 위를 건너는 다리가 있다. 다리 위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서울이다. 왼쪽을 바라보면 의정부로 경계지점이다. 수락산 광장을 향해 산길로 접어든다.
수락산 광장에서 서울둘레길 1코스 리본을 따라 걷는다. 울창한 숲속에 팔각정이 있다. 어느 시민 한 분이 걷는 도반의 귀를 호강하게 멋진 연주를 한다. 여기서부터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조성한 소풍길과 겹치는 구간이다. 정자에서 오른쪽 길은 수락산 방향으로 서울둘레길로 이어진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의정부에서 이어지는 소풍길이다. 소풍길은 고 천상병(1930~1993) 시인의 귀천에서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 이유는 어릴 적 소풍 가는 마음으로 의정부 곳곳을 즐겁게 걷고 느껴 보라는 의미의 길이라고 한다.
의정부시에서 조성한 소풍길은 도봉산, 사패산, 홍복산, 천보산, 수락산 등 시외곽으로 6개 코스와 중량천, 부용천 등 시내를 가로지르는 소 구간 3개 코스 등 총 10개 코스(하늘전망대길 10k, 명상의길 6k, 쌍둥이길 7k, 산림욕길 6k, 행복길 8k, 장재울길 18k, 불로장생길 10k, 맑은물길 7k, 부용길 6k, 광릉숲둘레길 5k)의 길이 있다는 설명이다. 의정부를 걷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의정부역에서 중랑천을 따라 한강까지 걸었다. 서울둘레길 1코스에서 의정부로 가는 소풍길은 장암골을 지나 장암역까지 걷는 길이다.
의정부 소풍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시인 천상변의 귀천(넋이 하늘로 돌아간다는 의미)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걷는 도반들이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다.
서울둘레길 1코스의 토종 소나무와 상수리나무 등 빼곡한 숲길이다. 정겹고 고즈넉한 분위기의 길이다. 1코스는 서울 둘레길 어느 구간보다 난도가 있다. 하 상급 정도의 둘레길이다. 서울둘레길 1코스는 도봉산역-서울창포원-중랑천 상도교-수락골-노원골-채석장 전망대-당고개갈림길-불암산역(6.5km)까지다. 1코스는 서울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세 곳에 있다. 특히 채석장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 모습은 화폭에 담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의 동양화다.
서울둘레길 1코스에는 수락골과 노원골이 있다. 계곡마다 음식점과 식당이 즐비하다. 시원한 노원골에는 더 많은 인파와 음식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노원골에는 다양한 시설이 조성되어 있다. 노원골에는 가족 단위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유식을 취하고 있는 계곡이다. 노원골에는 무장애길이 조성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길이다. 계곡은 생태적으로 계곡을 복원하고 산책로 및 편의시설 등이 조성됐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는 시민들이 힐링할 수 있도록 조성된 노원골이다. 유아 숲 체험원도 있어 어린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서울둘레길 1코스 숲길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다. 일명 거인의 발자국 바위다. 이 바위는 서울둘레길 2코스에 있는 거인의 손바닥 바위와 연관성이 있는 바위라고 한다. 두 바위의 거리는 약 2km 거리에 있다. 바위에는 커다란 발자국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고래 모습의 고래바위가 있는데 바위의 옆 부분에 주름이 잡혀있어 마치 큰 고래 모습이다. 또한, 배 모습을 닮은 배 바위도 있다. 이 바위들 이름은 바위에서 천진난만하게 뛰놀던 아이들이 지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인다.
서울둘레길 1코스에서 서울의 도심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채석장 전망대에 도착이다. 넓고 웅장한 절벽 밑에 있는 전망대다. 1960년부터 70년대까지 서울은 개발이 한참 진행된 시대다. 도시 개발과 토목공사에 이용하기 위해 수락산 바위를 깨뜨려 석재로 공급하였다는 채석장이다. 수락산 채석장 터는 채석을 한 다음 내버려 두어 흉물스러운 모습의 현장이 아니다. 깨고 남은 돌로 층층이 축대를 쌓아 보기 좋은 돌길을 만들었다.
채석장 전망대 부근에는 원형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바위를 채석 후 뒷정리를 정성스럽게 해놓은 채석장 모습이다. 채석장 터에 거대한 바위가 절벽을 이루고 있다. 절벽 모습이 아름다워 발길을 멈추게 한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절벽에 엄청난 물이 흘러 내린다고 한다. 바위에서 떨어지는 하얀 물길이 장관이라고 한다. 서울둘레길 1코스와 채석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좋은 놀이터라고 설명한다.
수락산은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과 더불어 서울의 4대 명산이다. 7호선 수락산역에서 수락골과 노원골을 통해 귀임봉(258m)과 수락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가 있다. 수락산의 웅장한 화강암의 바위산으로 시민들과 산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서울 시민에게 힐링과 건강한 휴식을 제공하는 산으로 사랑받고 있다. 두 발로 걸을 수 있는 길은 많다. 서울둘레길 21코스 답사를 마무리하면서 또다른 걷기 좋은 길을 답사해야 한다. 어느 날 또 어떤 길을 걷고 있을 모습을 상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