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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서해랑길 59코스…봄마중 만세보령 바닷길을 걷다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무창포를 찾았다. 매년 3월이면 바닷길이 열리는 신비스런 길을 찾은 것이다. 무창포해수욕장을 찾으면서 서해랑길 59코스(춘장대-대천해수욕장 28km) 중 일부 구간(무창포-죽도-대천해수욕장 9km)을 답사하는 일정이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3월 초 강풍에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였다. 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지만, 이 날씨 속에 대천해수욕장까지 걷기는 무리였다. 삼월 중순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보령은 자손만대까지 편안하게 삶을 누릴 수 있는 고장이라는 의미로 만세보령이라 부른다. 비에 젖고 안개에 갇혀 있는 무창포항은 비바람이 강하게 분다. 보령 9경 중 5경에 해당하는 무창포항 타워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전라남도 진도 모도에 있는 신비스런 바닷길과 같은 모습이다. 무창포해수욕장 앞에 석대도가 있다. 3월이면 석대도까지 바닷물이 갈라지는 현상을 모세의 기적이라고 한다. 이 모세의 기적처럼 열리는 바닷길은 1.5km다. 안개 속에 석대도도 그 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석대도에는 소나무 등 잡목이 울창하다고 한다. 섬까지 들어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비바람 속에 무창포항과 해수욕장 1.5km를 걷는다. 무창포항에 설치된 각종 조형물을 살피면서 빗속을 걷는다. 무창포항 오른쪽 끝에 있는 작은 동산이 있다. 이 동산에도 상화원이 있다. 정겹게 보이는 한옥집 카페다. 아치형 무지개다리가 보인다. 서해랑길이다. 아담하고 신선한 무창포 수산시장은 관광객으로 북적거린다. 방파제 끝에 무창포항의 상징인 등대가 서있다. 무창포항은 환상적인 노을과 낙조가 아름다운 해변으로 서해안의 명소로 손꼽히는 항구다.

무창포항은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한적한 해변이다. 해수욕장에는 독살체험 등 이색적인 시설물들이 있다. 매년 봄이면 쭈꾸미와 도다리 축제가 열린다는데 올봄은 고기들이 많이 잡히지 않아 어민들이 울상이라고 한다. 가을이면 서해안의 대명사로 유명한 대화와 전어 축제가 열리는 항이다. 무창포에서는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명소다. 수산물도 없는 고기는 빼놓고는 다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횟집이 즐비하다. 식당가 한쪽에 해룡과 아기장군의 구전이 전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무창포는 신비스러운 포구며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다.

3월 중순 따뜻하며 청명한 날씨다. 서해랑길 59코스를 답사하기 위해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죽도 상화원을 찾았다. 죽도는 원래 섬이었는데 남포방조제가 건설되면서 육지가 된 섬이다. 한국식 전통정원의 상화원은 아직도 깊은 겨울이다. 섬 전체가 정원인 상화원은 4월 말에 개장한다고 한다. 사라져간 각종 전통 한옥을 이곳으로 옮겨 보전하고 아기자기한 전통의 멋을 자랑하고 있는 정원이다. 특히 섬 전체를 돌아볼 수 있는 회랑은 아시아에서 제일 길다는 설명이다. 관광객들은 이 상화원에서 하룻밤을 머물다 가는 게 이상향이라고 한다.

죽도 상화원은 나무와 바람과 기암괴송이 하나가 되어 조화롭게 자리 잡고 있는 정원이다. 죽도 상화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섬에 대나무가 많다. 상화원은 바다 위에 떠 있는 그림같은 형상이다. 상화원에서 내려다 보는 서해안 검푸른 파도가 바위에 부서지는 하얀 물거품은 아름답고 그 풍경이 일품이라고 한다. 특히 낙조와 석양이 빼어난 명소로 경이로운 모습이라고 한다. 상화원을 들어가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남포방조제 길로 향한다.

남포방조제는 보령 남서부 해안에 드넓은 간척지를 조성하기 위해 1985년 착공하여 30년 만에 조성된 제방이라고 한다. 제방 길이는 약 3.7km로 걷기 좋은 길이다. 뚝 밑에는 자전거, 차들이 질주하기 좋은 최적의 코스다. 짧지만 보령의 아우토반이다. 제방 위를 걷든지 아니면 해안길을 따라 아니면 도로변을 따라 걸을 수 있다.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한다. 뚝길을 걷는데 시원한 바닷바람이 차갑지가 않고 훈훈하다. 대지에는 파란 쑥이 올라오고 있으며 앙증맞은 개불알꽃이 지척으로 피어있다. 제방길은 신나는 길이다. 온갖 모습으로 걸어도 즐겁고 추억의 길이다.

파란 물감을 드리운 서해 수평선 위로 삽시도, 호도 등 여러 섬이 그림처럼 보인다. 신기루 같은 현상이다. 뚝방 수문에 도착하여 대천해수욕장을 향해 걷는다. 여름이면 국제적인 진흙(머드) 축제가 열리는 서해안 최고의 해수욕장을 자랑하는 대천해수욕장에 도착이다. 대천해수욕장은 대천반도에 있다. 해수욕장 모래는 조개껍질 등이 덮여 있는 이색적인 해변이라고 한다. 바다 수심이 얕아 물은 맑지 않지만 조수 간만의 차이가 없어 언제든지 해수욕을 할 수 있는 해수욕장이다.

1930년 일제강점기 때 대천해수욕장은 외국인을 위한 휴양단지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1948년 해방 이후 개장된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 최대의 해수욕장이라고 자랑한다. 백사장 길이가 3.5km다. 황홀한 노을이 아름다운 해변이다. 서해를 바라보면서 조성된 노을광장과 머드광장이 있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머드축제는 국제적인 행사로 유명하다. 오랜만에 찾은 대천해수욕장은 상전벽해다. 교통편도 좋지만, 오락과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많다. 특히 많은 숙박 시설은 외모로 볼 때 깨끗하게 준비된 해수욕장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대천해수욕장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식당에서 싱싱한 생선 매운탕으로 허기를 달랜다. 식사 후 대천해수욕장의 상징적인 짚트랙과 스카이 바이크를 즐기기 위해 전망이 좋은 대천타워(56m 20층)로 갔다. 스릴과 설렘이 있는 타워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인다. 바이크는 전국 최초로 만든 해상 레일바이크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오후 6시까지 탈 수 있는 예약이 끝난 상태다. 바이크는 바다 위 10m 높이에서 왕복 2.3km(40분)를 즐기는 시설이다. 최근에 바이크를 수동에서 전동으로 바꾸어 매우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스카이 바이크(2인승, 4인승)를 타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짚트랙을 즐기기 위해 티켓(18,000원)을 구입했다. 짚트랙은 대천타워에서 바다 위를 빠르게 질주하는 이동수단의 레포츠다. 1인승과 2인승이 있는데 몸무게 90kg가 표준 중량이다. 짚트랙 길이는 613m로 약 2분 정도 소요된다. 안전장비를 갖추고 출발선에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느낌이다. 짚라인이 출발하는데 저절로 함성이 나오며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짚트랙 꼭 한번은 타바야 할 놀이기구다. 전국 어느 곳에나 설치된 짚트랙이 보이면 타보고 즐기라고 권장한다. 재미도 있지만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다.

짚라인을 통한 활강을 마치고 도착지에 내렸다. 군에서 유격훈련과 공수훈련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도착 정류장에는 언제 찍었는지 활강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사진을 확인한 후 구매하고 싶으면 구매(5,000원)도 가능하다. 낙조 때 짚라인을 타면 더욱 황홀하다는 주문이다. 짜릿함을 마치고 출구를 나오면 산책로가 있다. 이 산책로는 대천항으로 연결되며 서해랑길 59코스에서 60코스로 이어지는 길이다. 원산도로 가는 해저터널이 있다. 해안길은 보령항과 오천항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이다. 산책로를 따라 대천해수욕장 전 구간을 걷기 위해 모래사장을 답사한다.

대천해수욕장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수욕장 중 2위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대천은 즐거운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젊음이 부러워 보인다. 해변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녀학생들이 단체로 바다 놀이를 즐기고 있다. 그래서 청춘은 아프고 즐거운가 보다. 해수욕장 해변 길에는 인어비상, 바다의 여인상, 갈매기상 등 다양한 조형물들이 조성되어 있다. 예전보다 모래사장 폭은 좁아졌다는 느낌이다. 해수욕장을 걷는데 바다 바람이 상큼하고 신선하다. 바다의 음이온을 마음껏 마실 수 있어 좋다.

대천해수욕장의 머드광장은 매우 넓다. 매년 7~8월이면 보령머드 축제가 열리는 광장이다. 세계 많은 관광객이 즐겨 찾은 행사로 유명세가 있는 축제다. 광장 주변에 머드체험관과 머드마사지 등 각종 시설들이 즐비하다. 머드 축제는 머드(진흙) 싸움을 즐기는 놀이다. 머드광장에는 미끄럼틀 등을 설치하여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는 축제다. 머드 축제에 참여하는 관광객은 머드로 그림을 그리는 등 예술적인 활동도 가능한 아트 축제라고 한다. 보령머드축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로 알려진 축제라고 자랑스럽게 설명한다.

2025년은 충청남도 방문의 해로 지정됐다고 자랑한다. 바다와 백사장이 연출하는 대천해수욕장은 아름답고 풍경이 장관이다. 연인과 친구와 가족들이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대천해수욕장이라고 카페주인의 설명이다. 올여름 7월 5일 대천해수욕장을 개장하는데 머드 축제를 몸소 즐겨보라는 주문까지 한다. 대천해수욕장에서 잠시 머물러 있는 동안 새로운 기운을 받고 힐링을 할 수 있었어 심신이 즐거웠다. 천혜의 해변을 자랑하는 대천해수욕장은 휴식과 힐링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