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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역사, 문화가 있는 ‘한강’…광나루에서 덕소역까지 걷기

강원도 춘천 의암댐 스카이워크에서 인천 정서진 인증센터까지 걷기(약 150km) 마지막 일정이다. 그동안 많은 구간으로 일정을 잡아 전철을 이용한 답사였다. 지나는 구간마다 각 마을이 지닌 자연 속에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생활 모습이 정겨웠다. 춘천을 들머리로 가평-남양주-서울-인천까지 자전거를 이용하면 1일 코스이지만 걷기는 좀 지루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또 다른 세상을 이해하고 알아간다는 의미가 추억이다. 이번 구간은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경의중앙선 덕소역까지다.

이번 구간 답사는 북한강의 천호대교-광진교-구리시민운동장-아천펌프장-구리암사대교-구리한강시민공원-세종포천대교(공사중)-강동대교-왕숙천-남양주체육공원-미음나루-석실마을-홍릉천-남양주삼패지구공원-미사대교-덕수교-덕소역까지 약 14km 구간이다. 이 구간은 한강 이남 하남시의 울창한 수변을 보면서 쉬엄쉬엄 걷는 발걸음이 가벼운 길이다. 이야기가 있는 길이다.

광진교 건너 고덕산과 암사선사유적지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한강을 따라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뚜벅뚜벅 걷는 뚜벅이들이 많다. 한 여름날의 더위는 어디로 물러났는지 시원해 걷기가 좋다. 광진교는 광장동과 천호동을 잇는 1,056m의 한강 다리다. 현 광진교는 2003년에 건설된 4차선 다리다. 자전거와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건설된 다리이다. 광진교가 있는 광나루는 예부터 유명한 나루터였다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북한군 남하를 차단하기 위해 폭파되기도 한 다리다. 광진교는 야간조명이 아름답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겁다는 말이 있다. 광진교를 지나는데 작은 팻말이 눈에 띄인다. 예전에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시에는 보지 못했던 팻말이다. 서울과 구리시의 경계목이다. 구리시로 들어갈수록 한강변의 모습은 더욱 넓어진다. 구리한강시민운동장은 모 기업의 구장을 매입하여 조성된 공원이라고 한다. 공원에는 잔디공원, 축구장, 야구장 등이 조성되어 있다. 잔디공원에 만개하는 코스모스는 강바람에 흐느적 거린다. 아름답게 만개한 코스모스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실감하게 한다. 서울 도심지의 한강변을 걸을 때와는 다른 구리 구간의 한강변은 더욱 발걸음이 가볍다.

워커힐이 있는 지역을 벗어난 아차산296m 밑에는 아천빗물펌프장에 있다. 이 펌프장에는 대형 태극기가 서 있는데 강바람에 더욱 강렬하게 휘날린다. 한강을 가로질러 놓여진 구리암사대교가 위엄있게 서있다. 구리암사대교(2015년 6월 완전개통. 길이 1.133m, 4-6차선))는 강동구 암사동과 구리 토평동을 잇는 한강의 32번째 교량이라고 한다. 구리암사대교는 건설 당시와 준공 후 관리까지 서울시가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다리 이름을 명명할 때 두 도시 간 갈등이 있었다는 다리다.

지금의 구리시 아천동에는 토막나루가 있었다고 한다. 토막나루는 한강 맞으편 암사와 천호동으로 가는 작은 나루터로 나무토막을 엮어 만든 작은 배가 드나드는 나루터라고 한다. 1960년까지 있었는데 당시 주민들이 장을 보거나 관공서에 일을 보러 다녔던 나루였다고 한다. 사공이 없을때는 양쪽 강 기슭에 쇠밧줄을 걸어 났는데 그 줄을 잡아당기면서 나룻배를 움직이기도 하였다 한다.

구리시에는 어우름 머무름의 구리둘레길(총 4개코스, 30km)이 있다. 이 둘레길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자연조건이라고 한다. 한강과 아차산 등을 연결하는 둘레길이다. 구리둘레길은 흙냄새, 풀냄새, 새소리, 물소리를 느끼며 일상에서 벗어나 자아실현을 위한 치유와 힐링의 길이라고 한다. 이 둘레길을 걸으면 각 마을마다 지니고 있는 자연과 역사,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테마가 있는 길이라고 한다. 1코스 아차산길, 2코스 갈매마을길, 3코스 왕숙천길, 4코스 한강코스모스길 등이다.

웅장한 구리암사대교를 지나니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을 유람하는 철새들이 날고 있다. 철새들을 쳐다보고 있으려니 멀리 팔당의 예봉산678m과 하남의 검단산658m이 운무사이로 한눈에 들어 온다. 한강둔치 꽃단지에 도착이다. 계절을 담은 많은 꽃이 아름다운 자태로 환영하는 모습이다. 공원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구리토평 가족 캠핑장에는 작은 텐트를 치고 소단위 가족단위로 즐기는 사람들이다. 시대의 걸맞게 놀이문화도 소확행이다.  

한강 둔치의 수 만평의 꽃 단지에는 형형색색의 코스모스가 가을을 만끽하게 한다. 구리 코스모스 축제가 지난 후의 모습이지만 아직도 가을꽃이 만개하는 꽃단지 모습이다. 코스모스 단지에는 장미꽃이 피다진 꽃들이 남아 있는 장미원도 있다. 가을 꽃 축제는 끝났지만 각종 현수막이 아직 걸려있어 당시의 화려한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중간에 쉼터에 앉아 한잔의 차와 간식으로 허기진 배를 보충하고 발걸음을 잠시 쉬게 한다. 느림의 미학을 실행하는 단계다. 비움과 채움의 시간이다. 준공을 앞둔 또하나의 한강다리가 보인다. 연말 개통을 앞두고 한참 마무리 작업중이다.

한강을 횡단하는 33번째의 교량이 공사 중이다. 세종-포천간 고속도로 중의 교량으로 길이는 1,725m다. 일명 고덕토평대교라고 하는데 교량 이름을 두고 서울시와 구리간 대립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는 교량이다. 구리시는 구리대교, 강동구는 강동대교를 주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중이지만 교량을 지탱하고 있는 2개의 주탑 간 거리가 다른 교량보다는 멀게 보인다. 세계 최장540m(폭 6차로) 콘크리트 사장교라 한다. 설명에 의하면 이 교량이 준공된다면 한강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교량이 될 것이라 한다.

준공을 앞둔 교량 공사 장에서 웅장하게 보이는 강동대교를 향해 걷는다. 강동대교1,126m는 1991년 12월에 서울 강일동과 구리 토평동을 잇는 다리다. 수도권제1순환선(판교-구리간 고속도로)의 다리다. 중부고속도로와도 연계되는 한강다리이다. 강동대교는 통행료를 받는 한강다리 중 하나다. 강동대교에서 왕숙천을 건너면 남양주다. 왕숙천에는 손끝맛을 즐기는 강태공들이 있는데 물은 그리 깨끗하지 않은 모습이다. 왕숙천은 지방하천으로 구리시와 남양주를 경계로하는 하천이다. 왕숙천의 발원지는 포천 내촌면이라고 한다. 왕숙천 코스모스 단지 뒤로 구리타워가 보인다.

왕숙천의 이름 유래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제위에서 물러나 상왕으로 있을 당시 남양주에서 8일을 머물러다 하여 왕숙천이라고 한다. 또다른 설은 세조가  죽은 후 왕이 영원히 잠들다는 뜻을 의미한다고 한다. 왕숙천은 지리적으로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경계로 하고 있다. 남양주 다산동에 있는 남양주 삼패지구 시민체육공원이다. 장미꽃은 지고 없지만 장미산책로길이 인상적이다. 남양주시민체육공원도 구리시민공원과 유사한 모습이다. 그저 시원하게 펼쳐진 한강의 모습이 더욱 한적하게 조용하게 느껴진다. 식재된 자작나무의 약 1km 거리가 이체롭다.

파골프장이 있는 곳에 고산 윤선도의 오우가 시비가 서있다. 미음나루다. 윤선도는 노후에 별선지 고산촌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미음나루에는 주변에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많이 보인다. 북한강이 제공하는 남양주 8경에 속한다고 한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난다는 나루터다. 미음나루는 남양주 수석동에 속하는데 수석기 토성(경기기념물 94호)이 있다고 한다. 토성은 통일 신라 말부터 고려 초기까지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흙으로 만든 토성이라고 한다. 자전거 쉼터 뒷산에는 조선 초기 문신 조말생의 묘와 신도비가 있다.

옥호저수형의 명당자리라는 석실마을을 지나 남양주 금곡동 쑥고개에서 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홍릉천으로 향한다. 홍릉천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상류에 홍릉(고종과 명성황후)이 있어 홍릉천(길이 7.8km)이라고 한다. 홍릉천은 지방하천으로 삼패동에서 한강으로 합류하는 하천이다. 자작나무와 황화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삼패지구한강공원을 지나 서울양양고속도로 교량인 미사대교1,530m로 향한다.

미사대교(2009년 7월 준공)는 하남시 망월동과 남양주시 삼패동을 잇는 한강 교량이다. 한강 건너 하남 벚꽃길도 울긋불긋하게 물들어 있어 아름답다. 맨발걷기 좋은 황톳길이 생각난다. 삼패지구에서 다산유적지를 지나 운길산역까지 걸을 수 있는 다산길18km이 있다. 아름다운 길로 기억된다.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은 경고명승첩에 미호라는 그림이 있는데 이 일대의 모습이라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미호渼湖의 모습은 아름답다고 표현한다.

민족의 젖줄, 아름다운 한강을 뒤로 하고 덕소역을 향해 제방을 향해 계단을 오른다. 덕소역은 남양주 와부읍 덕소리에 있는 경의중앙선 역이다. 1949년 4월 보통역으로 시작하여 2007년 수도권 전철 덕소-팔당간이 연장 개통되면서 무궁화호 등 일부 열차들이 시, 종착역으로 운행하고 있는 역이라고 한다. 덕소역에서 지하철의 탑승으로 오늘 답사 북한강 전체 답사를 종료한다.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고 또다른 도전을 준비하는 계기다. 힐링이자 추억의 한강답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