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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사 사색하기 좋은 “인현왕후길 “…숲속에 둘러싸인 ‘부항댐 둘레길’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간다는 고개가 있다. 자연의 신선한 가을바람을 연상하게 하는 추풍령(221m) 고개다. 추풍령은 충청북도 영동군 추풍령면과 경상북도 김천시 봉산면을 넘나드는 고갯길이다. 깊어가는 가을 김천을 대표하는 명소 두 곳을 찾았다. 김천시와 경상북도 고령군 그리고 경상남도 거창을 경계로 하는 불령(수도)산이 있다. 경상북도 김천과 경상남도 거창 그리고 전라북도 무주를 경계로 하는 민주지산 삼도봉1,176m 아래에 걷기 좋은 부항댐(호)을 찾은 답사다.  

불영산1,317m 깊은 산자락에 전통사찰 청암사靑巖寺가 있다. 청암사는 1,700여 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고찰이다. 불영산 청암사는 부처님의 신령스러운 기운이 서린 청정한 도량이라고 한다. 신라 47대 헌안왕 3년(858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지금은 여승들이 수도하는 비구니 사찰이다. 김천 증산면 평촌리 식당에서 청암사로 들어가는 길은 소나무와 참나무 등이 빼곡한 숲길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만들어 낸 멋들어진 길이다. 걷는 길 계곡은 예전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울긋불긋 한 단풍이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청암사로 들어가는 계곡에는 물소리도 정겹게 들린다. 계곡따라 흘러내리는 물결은 낙엽과 단풍잎을 실어나른다. 아름다운 자연의 섭리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더욱 맛깔스럽게 한다. 청암사를 찾은 이유는 폐위된 국모의 흔적을 찾아가는 답사길이다. 책을 통한 역사적 사실보다는 폐위된 이후 3년 동안 머물렀던 현장의 남아 있는 흔적을 확인하기 위한 답사다. 청암사 경내에서 멀리 떨어진 일주문이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는 다르게 쓸쓸해 보인다.

우비천 청암교를 지나면 청암사 경내가 보인다. 숲속 사이로 전각들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사찰이다. 청암사를 두고 양쪽의 계곡이 흘러내리는데 고찰의 운치를 더해준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는 자연이 읽는 독경 소리 같다. 천년의 불심을 이어온 산사, 청암사 경내에 들어서니 마음이 경견해진다. 천왕문에 인현왕후의 꿈을 이룬 청암사, 인현왕후의 음식, 건강, 교육, 복위식이라는 글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내는 고요하다. 다리와 계단, 바위와 나무 등에는 푸른 이끼들이 끼어있다. 이끼계곡으로 푸른 빛의 바위에서 청암사라는 이름의 의미라 한다.  

고찰 청암사는 오랜 역사를 말해주듯 정갈스럽고 아늑한 사찰이다. 오른쪽 계곡에 극락교가 있다. 다층석탑이 보이고 고풍스러운 대웅전과 진영각, 보광전, 극락전, 육화료 등의 전각이 있다. 빛바랜 단청이 더욱 눈길을 끌게 한다. 경내에 있는 오래된 나무들을 살펴보는데 이채롭고 신비스럽다. 비구니스님들이 계신 곳에 태극권이라니 놀래지 않을 수 없다. 비구니스님들이 무술을 연마한다는 것이다. 대웅전에서 극락교를 지나 경내 중앙에 있는 폐위된 인현왕후가 은거했다는 궁궐 같은 극락전이 있다. 극락전은 더욱 고풍스럽고 인적이 없다.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청암사는 조선 제17대 숙종 계비 인현왕후가 폐위되었을 때 머물었다는 고찰이다. 청암사는 위험을 무릅쓰고 왕후를 극진하게 예우하면서 모셨다고 한다. 청암사 대부분 전각이 한옥 같은 형태의 건물처럼 보인다. 극락전은 더욱 부잣집 여염집처럼 보인다. 극락전 옆에는 보광전이 있는데 인현왕후가 복위를 위해 기도하던 곳이라고 한다. 극락전 주변에는 국화 등 계절 꽃들이 만발하게 피어있다. 아름다운 곳에는 이쁜 꽃들도 그 체취를 느끼는 것 같다. 보광전 앞에 있는 약수 물맛은 시원하면서도 맛깔스럽다. 속세의 모든 때를 닦아내는 느낌이다. 담장에는 인현왕후의 경행길이 조성되어 있다.

인현왕후는 장희빈의 계략으로 서인으로 강등되어 3년간 이곳에서 머물었다고 한다. 인현왕후의 경행길은 묵언으로 걸으면서 명상을 하는 길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경행길은 몸과 마음의 자유를 체험해보는 길이다. 꿈을 이뤘던 길이다. 사시사철 많은 관광객이 찾아 와 걷는 길이라고 한다. 인현왕후가 궁궐로 복위한 후 왕실과 밀접한 관계를 갖은 청암사였다고 한다. 조선 말까지 상궁들이 내려와 불공을 드리고 시주를 했다는 사찰이라고 한다.

인현왕후가 머물었다는 극락전은 청암사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소담스러운 돌담으로 둘러싸인 전각이다. 운치가 있고 위엄이 있어 보인다. 극락전 앞에 서서 경내를 살피는데 산세를 뒤덮고 있던 흰 구름이 절경이다. 인현왕후는 이런 절경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궁금해진다. 그래서 더욱 운치를 느끼게 한다. 청암사를 찾은 보답으로 선물을 한 아름 안겨주는 것 같다. 청암사 경내에서 마음을 정리하고 나서는데 울창한 소나무 향기가 그윽하다.

천년고찰 청암사를 뒤로하고 발걸음은 부항면에 있는 부항댐으로 이동이다. 부항댐은 푸르른 숲속에 조성된 인공호수(2013년 11월) 저수지다. 부항댐은 낙동강 지류 중 감천 지류에 속한다고 한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가 지나간 이후 홍수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조성하였다 한다. 부항댐은 발전 등 다목적 댐으로 부항댐 공원에 들어서는 순간 우뚝 솟은 짚라인 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다. 부항댐에는 둘레길(9km)과 출렁다리, 스카이워크와 짚라인 등이 있다. 댐의 자원을 이용한 관광자원은 지역경제에 이바지한다고 한다.

청정 부항댐은 높이 64m 길이 472m의 콘크리트 댐이다. 부항댐에는 물문화관과 인공습지, 수력발전소 등 친환경적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이 문화생활과 휴식을 가질 수 있는 댐이다. 부항댐의 출렁다리는 약간의 흔들림이 있는 명소다. 2개의 주탑과 3구간의 보도현수교(길이 256m, 폭 2m)다.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다리 밑으로 보이는 잔잔한 푸른 물이 일렁인다. 출렁다리 위를 걷는 순간은 만남과 휴식의 공간이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묵묵하게 걷는 출렁다리다. 출렁다리 모형은 왜가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출렁다리와 타워 앞에는 부항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부항이라는 지명은 자연 마을 명이라고 한다. 마을의 산세가 마치 가마솥을 닮았다 하여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의 부항정이 있는 일대는 예부터 마을 뒷산으로 여인이 머리를 풀고 빗질을 하는 옥녀산발형이라는 명당자리라고 한다. 부항정은 댐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며 부항댐을 찾은 관광객을 위한 휴식공간이라고 한다. 부항댐을 한눈에 내려다보는 경관이 좋은 위치다. 인공구조물이다.

부항정 뒤에는 인공구조물로는 국내 최고의 높이 123m의 타워형 짚라인타워가 우뚝 서있다. 여기서 레인보우 짚와이어1.7km와 스카이워크 등을 즐길 수 있다.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으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한다. 직접 체험하지 못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레인보우 짚와이어 주차장에 이런 글이 새겨져 있다. ‘김천부항댐 호반길은 종합병원이요. 당신의 두 다리가 의사’라는 글이다. KWF 대한걷기연맹 공인코스 제11호라고 한다. 부항댐 호반길은 5km, 8.15km, 22km 등 3개 코스가 있다.

김천을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이라고 한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을 의미다. 삼산은 황악산, 금오산, 덕산을 의미하며 이수는 감천과 직지천을 의미한다고 한다. 부항댐 둘레길은 걷기 좋은 길로 호반을 일주하는 길로 최적의 환경처럼 보인다. 3개의 코스는 다양하게 조성하여 누구나 체력에 맞게 걸을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걷는 순간 추억의 길이라는 설명이다. 걷기 좋은길 부항댐 출렁다리에서는 매년 11월이면 부항댐 수변의 단풍길을 걷는 축제가 열린다. 부항댐 둘레길을 완주할 계획을 생각하니 벌써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