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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일출 명소 포항 호미곶…걷는 재미 보는 재미가 있는 호미반도둘레길

경상북도 포항시 호미곶면에는 해오름 광장이 있다. 3월 하순 영일만 호미곶 새벽은 춥지가 않다. 호미곶은 한반도의 최동단에 위치하고 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반도다. 3월의 보는 일출은 어떤 모습일까? 예부터 호미곶 앞바다에는 고래가 많았다고 한다. 호미곶은 호랑이 꼬리를 닮았다 하여 호미곶이라 부른다. 호미곶 해맞이 광장은 언제 찾아도 들뜨고 설렘이 있는 광장이다. 기쁨을 느끼게 하는 광장이다. 호미곶에서 바라보는 망망 대해의 푸른 동해는 장관이다. 광장에는 2004년 1월 1일 부터 해맞이 축제때 2만 명분(4t)의 떡국을 끓인다는 전국 최대의 가마솥이 설치되어 있다.

2009년 9월 동해안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됐다. 일명 해파랑길(부산오륙도해맞이공원-강원도 고성통일전망대)로 총 50코스에 길이가 770km다. 그중에 포항을 지나가는 해파랑길은 13~17코스로 204km라고 한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서 동해면을 지나 청림동까지 영일만을 따라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되어 있다. 호미반도해안둘레길(4개코스 25km)로 끝없이 펼쳐진 영일만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이 해안둘레길은 해파랑길 14~16코스와 겹치는 구간이다. 호미곶면 대보리 해맞이 광장에서 깎아내리는 절벽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작은 어촌마을들을 지나가는 길이다.

오늘 해안둘레길 들머리는 일출이 아름다운 호미곶이다. 새봄의 전령사 노란 개나리가 하얀 매화가 피어 있는 길이다. 호미곶 상생의 손 뒤로 떠오르는 일출을 본 후 포항제철 입구까지 걷는 약 33km의 일정이다. 호미곶 광장은 새벽이지만 많은 관광객으로 붐빈다. 수평선 멀리 구름 띠가 보인다. 구름띠 위로 3월의 찬란한 아침 햇살이 솟아 오른다. 호미곶에서 바라보는 붉은 일출은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찬란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오늘 답사 일정을 점검해 본다. 혼자 걷는 길이라 쉽지 않는 길이다. 하지만 걷는 동안은 즐거운 힐링이다. 뚜벅뚜벅 걷는 길은 멋있는 매력의 길이다. 도전해보지 않으면 그 쾌감을 느끼거나 맛볼 수 없다.

호미반도 둘레길에는 호미곶 일출, 독수리바위, 구룡소, 모감나무군락지, 장군바위, 흥환간이해수욕장, 하선대, 연오랑세오녀태마공원, 도구해수욕장, 해병상륙훈련장 등의주요 볼거리가 있다. 스스로 아름다운 영일만 완주를 다짐하여 다독거린다. 호미곶에서 해맞이를 끝낸 후 출발이다. 1909년에 만들어진 호미곶 등대(26m, 8각형)를 바라 보면서 해안선 데크길을 따라 걷는다. 호미반도 둘레길에는 파도 소리만 들리는데 파도가 잔잔하다. 영일만 수평선 건너 포항시내가 안개 속에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그 모습도 장관이다. 걷는데 길동무가 된다.

호미반도둘레길은 검푸른 바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설렘의 길이다. 호미곶 8각형 하얀 등대를 바라보면서 해안선을 따라 대보항을 향해 걷는다. 숲속에 작은 시비가 하나가 서있다. 일제강점기때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육사(1904.5~ 1944.1)의 대표적인 시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는 청포도 시비다. 시인의 고향은 안동이다. 그런데 왜 포항의 한 외딴 바닷가에 청포도 시비가 있다니 궁금해진다.

청포도 시비에는 포항시와 안동시가 서로 청포도의 고장이라고 우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인은 투옥 생활로 얻은 지병을 치료하기 위해 잠시 이곳에서 요양을 하다가 청포도란 시를 1939년에 발표했다고 한다. 청포도 시를 읽어 본 후 또다시 걷는다. 홀로 걷는 길의 멋과 맛은 아는 사람은 그 맛이 어떤지 이해한다. 한적한 길을 찾아 사색하며 여유롭게 걷는 해안길이다. 호미반도둘레길 중 이 구간(호미곶광장-대동배항)은 4코스다. 바다에 독수리가 웅크리고 있는 독수리 부리 모양의 바위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독수리 바위를 볼 수 있는 곳에 도착했다. 독수리바위는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조각된 바위의 형상이 독수리의 부리를 닮았다 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바다 위로 솟아있는 검은 바위가 독수리를 닮아 보인다. 전망좋은 해안에는 각종 모습의 팬션들이 즐비하다. 독수리바위를 지나 작은 포구 구만리 방파제에 도착했다. 아침이라 그런지 지나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부서지는 하얀 파도와 물거품 그리고 갈매기가 맞이할 뿐이다.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동해 파도 소리를 들으며 대봉배 2리로 향한다. 이 해안길은 걷는 길, 자전거 길,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호미로 길이다.

구만(까꾸리)방파제를 지나는데 독특한 형태의 글램핑 카라반 팬션단지가 눈길을 잡는다. 영일만을 한눈에 내려다 불 수 있는 전망 좋은 위치에 있다. 매우 이색적인 팬션 모습이다. 대동배2리 작은 포구에 도착이다. 봄철을 맞아 바다에는 돌미역을 체취하는 주민들이 보인다. 마을 곳곳의 양지바른 곳에는 까만 미역을 말리고 있는 건조대가 많다. 겨울을 지낸 어촌마을 주민들의 커다란 수입원이라 한다. 바다 향기와 미역 향기가 비리지만 미역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향이다. 출발 1시간이 지나는데 날씨가 무덥다. 잠시 쉼을 갖고 입고 있는 옷가지를 정리한다.

대동배1리 마을을 향해 호미반도둘레길 3코스를 걷는다. 지나가는 걷는 사람들 도반이 없다. 차도와 멀어져 질주하는 차들도 보이지 않는 완전한 해안길이다. 대동배1리 마을회관을 지나 완전히 해안길로 접어든다. 파도가 치면 다니기 불편한 바닷길이다. 바다 건너 포항시내가 짙은 해무 사이로 잠시 보였다 사라졌다 한다. 그림 같은 풍경으로 자연이 만들어낸 한 폭의 수채화다. 발산항을 향해 걷는다. 둘레길에는 인적을 볼 수가 없는 바닷길을 걷는다. 쉬엄쉬엄 바다향기를 맡으며 걷는다.

자연이 창조한 구룡소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는 탁트인 바위자락에 있는 전망대다. 전망대 아래에 파도가 출렁이는 바위가 구룡소다. 파도가 치면 물기둥이 솟는데 그 모습이 마치 용이 승천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바다에는 미역을 채취하는 주민들, 산에는 산나물을 캐는 주민들 모습이 보인다. 모처럼 사람의 그림자다. 구룡소 전망대에서 소나무 숲길를 따라 걷는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고사된 모습이 안타깝다. 가지를 잘라 보는데 죽어있다. 둘레길의 낮은 동산을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해안길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모감주 꽃나무군락지가 있는 절경을 자랑하는 동해면 발산리에 도착했다.

해안둘레길에는 데크길로 연결되어 있다. 기암괴석 아래 절벽 길을 반복하여 걷는 길로 아름다운 해안둘레길이다. 작은 포구에 방파제에는 빨간등대와 하얀등대가 있다. 웅장한 바위들이 있는데 장군바위도 있다. 호미반도 둘레길 2코스 들머리 흥환리해수욕장까지 얼마남지 않았다. 바닷바람과 파도가 연출해 놓은 기암절벽길을 따라 걷는다. 눈이 호강하는 길이다. 장기목장성을 지나 흥환해수욕장에 도착이다. 많은 피서객들이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벌써 여름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해수욕장 분위기이다.

흥환간이해수욕장은 호미반도에서 볼 수 없는 넓은 해수욕장이다. 해안도로가 바로 접해 있다. 조용하고 아늑한 해수욕장이다. 작은 반도길을 돌아서는데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절경의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다. 기암절벽을 따라 걷는 길이 명품이다. 먹바우를 지나 대크길을 따라 걷는데 바위의 절벽 색상이 화산활동으로 하얀색을 뛴다. 모아이상 바위라 하는데 그렇게 보인다. 힌디기라는 바위를 지난다. 힌디기란 옛날 노씨가 처음으로 정착하면서 더 흥하게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흥덕이라 불렀는데 발음이 변하여 힌덕, 힌디기라고 불렀다는 설명이다.

호미반도둘레길 2코스 구간이다. 이곳 데크길을 따라 걷다보면 눈향나무 자생지가 있다. 남근바위와 선바우(6m)가 있다. 이 바위를 일명 입암이라는 부르고 있다. 현재는 벼락을 맞아 그 형태가 뱐형되고 크기가 작아졌다고 한다. 이 구간을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이라고 한다. 입암마을에서는 미역을 사는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이 멀지 않았다. 힘을 내 더 부지런히 걷는다. 멀리 테마공원의 상징인 일월대 정자가 보인다. 봄을 맞아 해안을 청소하는 사람들 모습도 보인다.

대나무 군락지를 지나 테마공원에 도착이다. 일월대에 오르니 푸른빛의 영일만이 그림처럼 보인다. 바다 건너 포항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고 포항제철의 굴뚝에서 피어나는 하얀 연기가 장관이다. 일월대는 단아함과 화려함이 특징이라고 한다. 연회와 풍류를 즐기는 공간이며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한다. 귀비고라는 3층 높이의 현대식 건물이 있다. 연호랑세오녀의 각종 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귀비고의 의미는 세오녀가 짠 비단을 보관했던 창고였다는 설명이다. 역사 속 이야기를 동 시대적 방식으로 이어가는 스토리 텔링형 전시관이라고 한다.

귀비고 전시관 앞에 연오랑세오녀의 신화를 담은 쌍거북이 바위가 있다. 서기 157년(신라 제8대 아달라왕 때 연오가 바위에서 해초를 따고 있는데 갑자기 바위가 연오를 태우고 일본으로 갔다는 설명이다. 세오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이상하게 여기고 바닷가에서 남편을 찾다가 연오의 신발을 발견했다. 세오가 남편의 신발이 있는 바위 위로 올라 갔는데 바위가 그녀를 싣고 일본으로 갔다는 설명이다. 전시관에는 선과 선의 우주라는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태초의 선이란 우주의 끝없는 생성의 공간, 생성의 끝은 소멸의 시작이라고 한다. 필연인 듯 우연인 듯 있고 또 없다. 해와 달이 뜨고 또 진다는 설명이다.

신라마을을 재현해 놓은 해안길을 따라가면 호텔마린(청룡회관)이 있다. 임곡항을 지나 솔밭길을 따라 걷다보면 작은 도구해수욕장이 있다. 해수욕장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매우 넓은 비닐하우스 단지가 있다. 포항초라는 시금치 재배단지가 그림처럼 보인다. 그 모습 또한 이채롭다. 군 훈련장과 관련된 시설물이 즐비하다. 평일에는 출입이 제한되고 주말이면 출입이 가능한 해수욕장이다. 이 구간은 해파랑길 16구간이다.

도구해수욕장 끝자락에 하얀 시설물이 있다. 힘이 들고 지루한 느낌이 드는데 이 시설물이 정신을 들게 한다. 인증사진을 남겨야 하는 시설물이다. 이육사와 청포도 시와 관련된 시설물이다. 민족저항 시인 이육사는 현 위치 인근의 청포도 농장을 바라보며 청포도시를 썻다고 한다. 시 내용은 청포 입은 손님을 기다리는 조국광복의 염원을 시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시설물 테이블에 앉아 있는 시인과 미래시대와의 조우를 통한 새로운 비상을 염원한다는 설명이다. 포항제철 입구 장미터널 새마을 꽃동산을 지나 시냇길로 접어든다.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걷는 재미가 있는 재미 있는 길이다. 이번 답사는 해군항공역사관 삼거리 길에서 마무리했다. 좀 힘이 들었다는 느낌이다. 버스를 이용하여 포항역에 도착했다. 포항을 상징하는 대중가요 '영일만 친구'가 생각난다. 포항은 철의 도시다. 고래와 파도가 어우러졌던 철강도시다. 현재의 고래형상의 포항역은 2015년 KTX가 들어서면서 영업을 시작한 역사다. 역 광장에는 로봇 태권브이 조형물이 반긴다. 역시 철의 대한 문화가 함께하는 도시임을 나타내고 있다. 호미반도해안둘레길 답사는 또다른 모습으로 재단장된 해안길 답사였다. 해파랑길 답사를 하였을 때 느껴보지 못한 길이었다. 밤에 보았던 포항제철 전망대의 조명은 찬란했다. 오랫동안 기억될 불빛으로 또다른 추억을 안겨준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