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화천군하면 아름답고 높은 산이 많고 검푸른 물이 흐르는 고장을 연상하게 한다.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 이전까지는 북한 땅이었다. 군인들이 많아 전국에서 남,녀 성비 중 남자가 가장 많은 고장이라 한다. 화천은 무엇보다 산천어축제와 토마토 축제가 상징처럼 알려진 군이다. 화천군은 파로호와 평화의 댐이 있는 북한강이 흐른다. 북한강을 중심으로 걷기 좋은 천혜의 산소길이 조성되어 있다. 깊어가는 가을 화천의 숨은 비경 비수구미길과 평화의 댐 그리고 거례리 마을 사랑나무 길을 답사했다.
화천군華川君은 강원도 서북부에 있다. 화천이라는 의미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천이 빛나는 고장이라는 뜻이다. 화천군은 대부분 험준한 고산지대로 면적의 80% 이상이 산악지대라고 한다. 천혜의 자연을 이용하여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명품 100리 산소길이 있다. 화천은 하천과 산길을 이용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성지로 사랑받는 고장이다. 오래전 자전거를 광적으로 타던 시절에 추억이 남아 있는 고장이다. 화천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20년 전의 추억이 새로운 길이다.
가을 단풍 나들이객 차량들로 강원도로 가는 도로는 정체다. 강원도의 산길을 돌고 돌아 화천읍 해산령 700m에 있는 해산터널의 도착이다. 터널을 통과하면 해오름휴게소가 있다. 휴게소는 작고 좁으며 음식점이 하나가 있을 뿐이다. 이 휴게소가 비수구미 마을로 진입하는 들머리이다. 비수구미 마을은 첩첩산중 마을이다. 진입 문을 빠져나가면 비수구미마을까지는 그저 내리막길 6km다. 깊어가는 가을, 단풍이 물들어 있지만, 예전처럼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다.
비수구미까지 가는 하산길은 걷기 초보자들에게는 좀 버거운 아스팔트 길이다. 내리막길을 쉬엄쉬엄 살피면서 내려가면 안전하지만 부담스러운 길이다. 계곡에는 쉼 없이 물길 소리가 고요한 산중을 일깨워준다. 물길의 합중주를 듣고 있는 이름 모를 산새들이 즐거운지 박수를 보낸 것 같다. 단풍인지 메마른 낙엽인지 하늘거리며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그 길을 따라 걷는 도반들은 힐링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천혜의 원초적인 자연이 그대로 보전된 길이다.
작은 다리를 3개를 건너고 길 위에 떨어진 낙엽이 형형색색의 융단 길이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추억의 길이 되며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이 깊은 계곡에도 고급스러운 비닐하우스가 있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아마 친환경 농작물 재배하는 농장이 있다. 운치가 있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잠시 쉼을 갖는다. 물소리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비우게 하고 또 다른 다름을 채우는 과정이다. 행복한 단풍길이다. 비수구미마을의 도착이다. 현재 마을에는 세 가구가 있다고 한다. 해산터널에서 자연에 취해 2시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화천읍 해산1,1194m과 재안산955m 사이에 있는 비수구미는 원래 화전마을로 두메산골 마을이다. 1944년 파로호와 화천댐이 준공되면서 비수구미마을 은 육지 속의 섬이 된 마을이라고 한다. 골짜기 마을이다. 파로호는 인공호수다. 비수구미라는 마을 이름은 신비스러운 물이 빚은 아홉 가지 아름다움(구미)이라는 의미라 한다. 환경오염이 전혀 없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주말이면 수많은 사람이 등산과 여행을 즐기기 위해 찾은 마을이다. 마을에서 제공하는 중식(12가지 산채비비밥)은 식욕을 돌게 하는 일품이다. 산나물은 직접 이곳 산과 들에서 채취한 밥상 재료들이다.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고스란히 숨겨놓은 비수구미 마을을 가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배를 타고 가는 방법과 오지 탐방 트레킹을 걷는 방법이 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지 즐겁고 행복한 여정이다. 비수구미마을에는 야생화의 천국이며 파로호에는 출렁다리도 있다. 민박도 가능하다. 파로호 물이 불어나면 통제가 되는 둘레길이다. 모터보트를 이용하면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비수구미마을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예약하여야 한다. 감칠맛 나는 식사를 마친 후 배를 이용하여 평화의 댐으로 이동한다.
'평화平和'의 댐(높이 125m 길이 601m)에 도착이다. 평화의 댐은 2006년 2단계 축조 사업이 준공된 댐이다. 이 댐은 북한의 수공을 막기 위해 국민의 성금으로 만들어진 국민의 댐으로 북한의 금강산댐이 건설되면서 만들어진 댐이다. 금강산발전소 건설하면서 조성한 임남댐을 대응하기 위해 조성된 댐이라고 한다. 평화의 댐 광장은 대봉터널과 평화터널 사이에 있다. 평화의 댐 주변도 많은 변화된 모습이다. 스카이워크 등이 조성되고 각종 편의시설 등이 조성됐다. 먼저 스카이워크 전망대로 올랐다. 평화의 댐 콘크리트 축대벽과 화천댐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엄한 시설이다. 소양강댐과 충주댐에 이어 세 번째 규모라 한다. 평화의 댐의 수위는 예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평화의 댐 스카이워크에서 커다란 세계평화의 종이 있는 곳으로 발길을 옮긴다. 세계평화의 종은 신라 범종을 모델로 세계 각국의 분쟁지역에서 수집된 탄피들로 만든 종(37.5톤)이라 한다. 노벨 평화의 종도 있다. 노벨평화의 종(375kg)은 평화를 사랑하는 3개 도시(화천군, 스웨덴 에다시, 노르웨이 아이스코그시)가 뜻을 모아 설치하였다고 한다. 이 평화의 종은 노르웨이 오슬로시에서 기증한 종이라고 한다. 분쟁 종식과 세계평화 그리고 생명을 향한 인류의 간절한 외침이라고 한다. 주변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분들의 이력이 게시되어 있다.
평화의 종 산비탈에는 '비목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 공원은 가곡 비목을 기념하기 위해 1995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인근 백암산1,179m 계곡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한 장교가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6·25전쟁 때 전사한 무명용사의 녹슨 철모와 돌무덤을 발견했다. 장교는 전쟁 당시 자기 또래의 젊은이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비목의 노랫말을 지었다고 한다. 새삼스럽게 알게 된 비목의 유래에 경의를 표한다. 1996년 6월부터 보훈의 달에는 비목문화재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파로호(破虜湖)는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있는 인공호수로 다목적댐이다. 파로호란 이름의 의미는 '오랑캐를 무찌른 호수'라는 뜻이라고 한다. 한국전쟁 당시 적의 패주병들을 여기까지 쫓아가 섬멸했다는 의미라고 한다. 당시 수장된 적군이 수만 명이라고 설명한다. 파로호에 이런 비극적인 이름의 의미가 있다니 놀래지 않을 수 없다. 파로호와 평화의 댐에서 아쉬운 발길을 돌려 화천읍을 지나 하남면 거례리마을로 이동한다. 이동길에 겨울이면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하천의 모습이 색다른 느낌이다.
용화산 거례리사랑나무길 주차장에서 본 북한강변의 공원의 모습은 아름답다. 놀랍다는 표현 이외의 다른 생각은 나지 않는다. 계절의 맞은 각종 꽃으로 단장된 공원은 아름답다. 해가 저무는 저녁노을에 메타쉐콰이어나무와 향나무 등이 푸른 초원과 신비스럽다. 특히 공원 한가운데 서 있는 보호수 한그루의 느티나무는 우아한 자태이다. 이 나무를 사랑나무라 하는데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었다고 한다. 공원에는 파 골프장으로 전국에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고 한다. 빼어난 환경과 시설이 좋으며 요금이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화천군은 거례리 생태 마을은 계절별로 다양한 나무와 꽃들을 심어 조성된 공원이라 한다. 경관 숲에는 주제가 있는 생태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원 습지에는 3개의 분수가 설치되어 시원스럽다. 산책로를 따라 걷는 동안 즐거움이 가득하지만 거례리생태공원은 진행 중이라고 한다. 사랑나무 그 자태가 깊어가는 가을에 한 폭의 동양화를 연출한다. 다른 계절에는 어떤 모습을 연출하는지 궁금해진다.
화천군은 자주 찾지 못하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산이 많고 걷고 싶은 길들이 조성되어 있다. 거리상으로 멀고 비무장지대가 많아 민간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곳들이 많다. 북한강을 따라 걷는 산소길이 그립다. 백암산1,178m에 있는 최북단 케이블카도 타바야 한다. 북풍이 몰아치는 한겨울, 북한강에서 열리는 산천어축제장도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다. 다시금 청명한 계절, 자전거를 이용한 오지체험을 생각하게 한다. 도심지에서 느껴보지 못하는 아름다운 화천지방의 풍경과 높은 산이 화려하다. 파란하늘 아래 상큼한 공기가 가슴을 열리게 한 답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