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亞필름마켓 글로벌화 통해 공연예술 마켓산업 필요성 느껴
市로부터 3년간 1억 지원금 받아
콘텐츠 유통 혁신·해외진출 총력
“10월 ‘부산형 뮤지컬’선보일 것”
극단 아이컨택 양승민 대표
“최근에서야 성장 토대가 마련된 부산의 공연 예술계는 부산국제영화제와 같은 성장기를 써 내려가야 합니다. 영화제는 초기부터 아시아 제야 영화인과 작품들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기에 오늘날 아시아 영화의 중심이 됐어요. 공연예술 또한 국내 시장만 바라보지 말고 ‘좋은 작품을 보려면 부산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이끌 수 있어야 해요. 부산이 아시아 공연예술 허브가 될 수 있도록 저와 제 극단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극단 아이컨택이 제작한 연극 ‘몽키트랩’의 한 장면 아이컨택 제공
19일 부산 남구 대연동 대학가 인근 카페에서 만난 극단 아이컨택 양승민 대표(34·사진)는 이같이 밝히며 부산에서도 공연예술하기 좋은 환경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부산시 대표적인 청년 육성 프로젝트 ‘청년 월드클래스’ 지원사업의 최종 3인에 들어간 선정자다. 이 사업은 특정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부산에서 자기분야에 왕성히 활동 중인 유망 청년을 선정, 국내외 네트워크 확장 사업을 비롯해 부산시가 3년간 최대 1억원을 지원한다.
양 대표는 대학교를 연기 전공으로 졸업한 뒤 영화제작 현장에서 먼저 일을 시작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필름마켓에서 일하던 그는 같은 대학 동기와 후배를 통해 극단 아이컨택도 함께 활동하게 됐다.
그는 “2019년께 아이컨택에 처음 활동할 무렵 전 배우를 당장 하고 싶진 않았지만 친구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함께했다. 사실상 몸만 들어갔던 셈이다”며 “그러다 영화제에서 일하며 문득 ‘영화제는 아시아필름마켓 등 마켓 산업이 이렇게 잘 돼 있는데 왜 공연 예술에는 이런 게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2020년 코미디 연극 ‘룸메이트’ 작품을 통해 공연예술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양 대표는 “당시 건강상 문제로 마음 건강까지 좋지 않았다. 그때 아이컨택 동료들의 권유로 함께 코미디 연극을 만들었다. 그렇게 공연예술계에서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채울 수는 없었다. 이에 양 대표와 동료들은 문화예술 지원 사업에 눈을 돌렸다. 그는 “제 첫 작품 룸메이트를 시작하면서부터 이 공연예술의 길을 쭉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돈이 안 되는 예술을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듬해부터 각종 지원사업을 받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양 대표는 부산 청년 월드클래스 선정 이전에 먼저 2022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예술단체를 3년간 지원해 주는 사업인 만큼 선정되기 힘든 사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더욱이 이 사업에 부산 연극단체 중 최초로 선정되며 지역 예술계의 이목을 집중 받았다. 그는 “당시에만 해도 극단 문을 닫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 그러다 덜컥 공연예술 창작주체 지원사업에 선정돼 동료들과 함께 ‘이게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해보자’고 결의를 다졌다”며 “사업 3년 동안 ‘연극단체가 자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비수도권에서 공연예술 단체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프레임을 깨고 싶었음을 밝혔다. 양 대표는 “서울이 문화예술적으로 더 발전된 것도 맞고 연예인을 캐스팅하는 등 스타 캐스팅으로 더 화려한 것도 안다”며 “그러나 지역 예술가들이 ‘지역’이라는 타이틀을 떼기 위해 서울로 가는 게 맞나 싶었다. 때문에 그런 것들에 저항하는 활동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공연의 ‘유통’과 ‘해외 진출’에 주목해 서울이든 부산이든 작업에 초점을 맞춘 왕래 활동을 벌였다. 그는 “지역에서 활동한다 해서 지역 안에만 머무는 기획을 해야 하는 법은 없다”며 “되레 부산에서 출발하는 것이기에 더 독자적이고 세계적인 기획도 가능하다고 봤다. 즉 일의 크기를 스스로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벌인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그는 지난해 부산 청년 월드클래스에 최종 선정됐다. 그는 “월드클래스를 준비하며 부산에서 어떤 예술 생태계와 유통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지까지 고민하게 됐다”며 “선정 이후에는 해외 관계자들과의 접점도 늘었고 부산 기반의 콘텐츠를 어떻게 국제 시장의 언어로 번역해 선보일지에 대한 감각도 많이 자랐다. 단순 금전적인 지원을 넘어 공연예술계의 꿈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사업 지원 하에 양 대표는 부산 공연예술의 무대를 세계로 넓히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유럽 3개국 투어를 갔다가 뉴욕에서 쇼케이스를 벌였다. 올해는 지난 1월 산티아고 페스티벌을 다녀와 부산의 공연을 선보였다. 또 오는 10월 열릴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에서 세계 공연예술인들의 앞에서 선보이기 위한 ‘부산형 뮤지컬’ 제작에 한참이다.
양 대표는 “저는 공연예술계 선배들과 기관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은 사람이기도 하다. 때문에 제가 받았던 이 도움들을 예술계 후배들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며 “부산에서도 다음 세대들이 당연히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부산은 서울을 바라보기 보단 아시아 대표 허브로 독자적인 방향을 추구해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