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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애인 홀대는 정책 실패가 아니라 정치의 방기다

장애인에 대한 홀대는 더 이상 예산 부족이나 제도 미비로 설명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반복적으로 확인된 정치의 방기이자 행정의 책임 회피다.

이동권, 고용, 돌봄, 교육 어느 하나 온전히 보장된 영역이 없다.

법과 제도는 존재하지만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지방정부는 장애인 정책을 늘 ‘검토 과제’로 남겨두고, 실행은 다음 순서로 미뤄왔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장애인을 호명하지만, 선거가 끝나면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지운다.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않고 과태료로 대신하는 관행은 대표적인 홀대의 상징이다.

이는 비용으로 권리를 거래하는 구조를 공공이 묵인해 온 결과다.

이동권 역시 마찬가지다.

장애인이 이동하지 못하는 도시는 모두에게 불편한 도시다.

그럼에도 예산과 공사 일정은 늘 뒤로 밀려왔다.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은 가족의 희생으로 메워지고, 국가는 그 현실에 기대 왔다.

장애인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해법이 없어서가 아니다.

책임질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헌법이 보장한 시민이다.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면서 복지를 말할 자격은 없다.

이제 장애인 정책은 시혜가 아니라 의무의 영역으로 다뤄져야 한다.

장애인 홀대를 멈추지 못한다면 그 도시는 결코 성숙한 공동체라 부를 수 없다.

정치와 행정은 지금이라도 장애인을 정책의 주변이 아닌 중심에 놓아야 한다.

그것이 공공의 최소한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