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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진산 남산…남산골한옥마을과 남산둘레길 걷기

서울 도심지를 보고 싶은 생각에 남산에 올랐다. 4월은 삼라만상 모든 생물이 솟아나고 돋아나며 꽃을 피우는 설렘의 계절이다.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한 4월이다. 2025년도 4월의 서울 도심은 뜨겁다. 서울 도심지 한복판에 탄핵 찬반의 들끓은 함성이 휘몰아쳤기 때문이다. 모든 상황이 정리된 이후 기쁨이 넘쳤지만 공허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채워지지 않는 마음을 정리하고자 뜨거운 열기를 자연 속에서 정리하고픈 생각에 남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남산(270m)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상징이다. 남산은 서울 중심에 있는 명산으로 옛 이름은 인견산 또는 목멱산이었다고 한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도성 남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남산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남산은 자연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외국 관광객이 즐겨 찾은 관광명소다. 옛 조상들은 남산의 골짜기마다 정자를 짓고 풍류를 즐겼다는 남산골이 있다. 그 흔적들이 남아있다. 예나 지금이나 남산은 수많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은 힐링과 휴식의 산이다.

종로 3가에서 남산 N타워를 바라보며 충무로역까지 이동했다. 충무로역 부근에는  남산골한옥마을이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을 둘러본 후 남산둘레길을 걷는 일정이다. 한옥마을에는 수많은 외국 관광객이 북적거린다. 한옥마을에는 봄이 와 있었다. 개나리, 진달래 등이 전통 한옥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1998년에 1월에 남산 북쪽 필동에 조성한 한옥마을이라 한다. 한옥마을은 옛 정취를 되살리고자 물을 흐르게 하고 골짜기에 정자를 짓고 각종 나무를 심어 전통적인 마을을 조성했다고 한다.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서울에 있는 전통 한옥 다섯 채를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이전 당시 한옥의 규모와 거주하였던 집 주인들의 신분에 맞게 각종 살림과 가구들이 설치되어 있다. 옛 선조들의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전통혼례와 다양한 프로그램 체험, 전시, 공연 등이 열리는 마을이다. 한옥마을로 이전된 전통 한옥 중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의 한옥이 있다. 도편수는 조선시대 건축 공사를 담당하였던 전문 기술자로 1867년에 경복궁 중건 공사에 참여한 인물이라 한다.

한옥마을 고풍스런 담장 위로 하얀 벚꽃이 피어있는 관훈동 민씨가옥이 있다. 현재 경인미술관 자리에 있던 한옥이라고 한다. 이전에는 부마도위 박영호가옥이라 불렀다고 한다. 일제강감기 한일은행 은행장을 지낸 민영휘를 비롯한 민씨가옥이었다. 전통 한옥 중 제기동 해풍부원군윤택영재실 한옥도 있다. 재실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 묘 또는 사당 근처에 세운 건물이라고 한다. 윤택영은 대한제국 순종(1907~1910 제위)의 장인으로 조선의 마지막 부원군의 한옥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옥인동 가옥이 있다. 1913년에 옥인동 가옥을 모델로 1998년 남산골한옥마을을 조성할 때 건축하였다는 한옥이다. 외국 관광객들은 한옥을 상대로 방과 부엌에 설치된 각종 살림 도구들을 배경으로 사진들을 찍기 바쁘다.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에는 진종일 국악 소리가 들린다. 한옥마을에는 서울의 천년 타임캡슐이 저장되어 있다. 이 캡슐은 서울정도 600주년을 맞이하여 서울시민들의 생활과 서울을 대표하는 문물 600점을 캡슐에 담았다고 한다. 400년 후 서울 1,000년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후손에게 전하고 하는 캡슐이다.

1994년 11월 29일에 한옥마을에 캡슐(지하 15m, 4,960㎡)을 매설하였다고 한다. 2394년 11월 29일에 개봉한다는 캡슐이다. 모양은 보신각종을 본뜬 모양(2.5톤)이라 한다. 남산골한옥마을을 둘러본 후 공원 뒤쪽에 있는 길을 따라 남산 둘레길로 향한다. 남산1호터널 구름다리를 건너간다. 소릿길 터널이 있다. 소릿길(길이 84m)은 터널길이다. 철문 소리, 타자기 소리, 물소리, 발걸음 소리, 노랫소리 등 다섯 가지 소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이 소리는 팔도에서 가져온 바닥 돌을 밟을 때마다 하나의 소리로 들린다는데 그런 소리가 들리는지? 듣지 못했다. 그래서 어떤 길이든 알고 나면 모든 게 더 잘보이고 즐거운 길이 된다.

터널 소릿길을 지나면 서울 중부공원여가센터 건물이 있다. 여기서부터 남산둘레길과 연결된다. 둘레길에는 뛰는 사람, 걷는 사람 가족 단위, 또는 학생들이 단체로 걷고 있는 모습이다. 둘레길에는 노란 개나리와 분홍빛 진달래가 피어 있다. 시원한 봄바람이 솔솔 불어 주는데 매우 신선한 느낌이다. 도심지에서 느낄 수 없는 달콤한 공기다. 남산둘레길을 안내도를 확인 후 좌측으로 이어지는 북측 둘레길, 배려의 길이라고 표시된 방향으로 걷는다. 오른쪽 길은 남쪽 둘레길로 국립극장 방향이다.

남산 둘레길에는 5개의 코스로 조성된 순환형 산책로(약 8km)가 있다. 북측순환로는 남산케이블카에서 국립극장까지 둘레길로 약 3.4km다. 이 구간은 남산둘레길에서 가장 길고 넓은 구간이라 한다.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가 좋고 차량과 자전거 통행을 제한하고 있어 걷기 좋은 길이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길이라고 한다. 봄에는 개나리와 벚꽃 등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온갖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 더욱 아름다운 길이라고 한다.

역사문화길(600m)은 한양도성에서부터 안중근의사기념관까지다. 이 둘레길에는 소월시비 등에서 쉼을 가질 수 있어 힐링의 길이라고 한다. 특히 남산을 상징하는 소나무 숲이 울창한 구간이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르듯 애국가 가사 한 소절처럼 소나무가 많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지난 겨울 폭설과 강풍으로 잘려 나가고 찢어진 소나무들이 많이 보인다. 자연 생태계의 변화를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자연의 모습이다. 역사문화길에는 남산도서관, 안중근의사기념관, 호현당 등이 있다.

맛있는 식사와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쉼터가 있다. 북측산책로를 걷다 보면 목면산방이라는 남산을 대표하는 비빕밤 맛집이 있다. 전통 한옥집 형태의 멋드러진 식당이다. 전통한옥에서 자연을 벗삼아 맛을 즐길 수 있는 식당으로 유명세가 있다는 식당이다. 식당 입구에 한국의 미소라는 주제로 장승이 서있다. 익살스러운 모습이다. 남산 둘레길도 봄을 맞아 시민들로 붐빈다. 북측둘레길은 전망이 좋다. 북악산(342m)과 인왕산(338m)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각종 새소리가 들리는 전망 좋은 쉼터에서 서울의 풍광을 감상하기 좋은 전망대다.

남산N타워를 보면서 걷는다. 이 구간은 50년전 웃지 못한 추억이 있는 길이다. 지금은 포장된 도로이지만 당시에는 마사 땅으로 된 도로였다. 잠시 추억에 젖어 보는데 입가에 미소가 나온다. 이 길에는 중국 제갈량을 모셨다는 와룡묘가 있다. 제갈량을 와룡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동안 알지 못한 문화재다. 와룡묘가 만들어진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924년 화재로 소실된 것을 1934년 다신 지은 신당이라고 한다. 와룡묘에는 제갈량과 관우, 단군, 산신 등을 모신 신당으로 양국의 신앙형태를 알 수 있는 와룡묘,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쉽다.

백범 김구(1876~1949)선생의 동상이 보인다. 언제봐도 선생의 기게를 느낄 수 동상이다. 백범광장의 도착이다. 백범광장 참배 후 옆에 조성된 성재 이시영(1869~1953) 선생의 동상에도 참배한다. 백범광장에서 남산타워를 보면서 잠시 경사진 길을 오르면 안중근(1879~1910)의사 기념관이 있다. 안중근의사 '순국 115주년 그리고 광복 80주년'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거대한 돌에 새겨진 의사의 철학 등을 둘러본다. 안중근의사 동상 앞에서 참배한다. 독립과 자유, 평화를 외친 의사의 모습에 숙연해진다. 남산공원 1번 입구에서 소월로를 따라 남산N타워를 향해 오르막길을 숨가쁘게 걷는다.

남산 남측둘레길에서는 한강이 보인다. 멀리 관악산(632m) 등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이 둘레길 구간은 오르막길이다. 오늘 일정 중 가장 경사가 심한 둘레길이다. 서울역 등에서 남산타워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다. 경사진 길을 숨 가쁘게 오르는데 등에는 땀이 맺힌다. 봄의 향기를 느끼며 쾌감있게 걷는 길이다. 셔틀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정류장에는 많은 관광객이 버스를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잠시 쉼을 갖고 남산타워를 향해 마지막 경사진 길을 오른다. 남산타워가 있는 정상이다. 많은 사람이 운집한 광장은 시끌벅적하다.

서울의 랜드마크 N타워 등 남산 정상 곳곳을 둘러 본다. 울긋불긋한 수십만개의 사랑의 열쇠가 걸려 있다. 25년 전 남산타워 회전식 식당에서 화려한 서울 야경을 보면서 식사하였던 즐거운 추억이 새롭게 생각난다. 정상에 있는 한양도성과 봉화대를 둘러본다. 1396년(태조5)에 백악(북악산), 낙타(녹산), 목멱(남산), 내사산(인왕산) 능선에 쌓은 18.6km의 도성이다. 세계에서 현존하는 도성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남산 5개 봉수대는 서울에 있다 하여 경봉수라고 불렀다고 한다. 전국 봉수가 집결한 봉수대다. 봉수대는 신호체계에 따라 연기와 불을 피워 변방의 긴급한 상황을 한양까지 전달하던 통신수단이다. 봉수대에서 잠두봉전망대를 지나 백범광장에서 도성을 따라 내려가면 숭례문이 있다. 속칭 남대문이다. 숭례문은 태조 7년(1398)에 도성의 남쪽에 건립되었던 문이다. 도성에는 사대문(홍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숙정문)과 사소문(혜화문, 소의문, 광희문, 창의문)등이 있었다고 한다. 2008년 숭례문 방화사건으로 현재의 숭례문은 새롭게 중창된 문이다. 옛날 가뭄이 들면 임금이 직접 기우제를 지냈다는 문이다. 서울역에서 오늘의 답사 일정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