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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중앙 ‘양구’…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고장

금강산 가던 길이었다. ‘국토 정중앙 양구에 오시면 10년이 젊어집니다’라는 구호가 양구楊口를 돋보이게 한다. 매우 인상적인 글이다. 양구를 ‘청춘양구’라고 한다. 양구군은 산과 하천, 호수가 화려한 고장으로 자연이 싱그럽다. 코를 통해 마시고 내뿜는 공기가 달다는 말이 실감하게 한다. 양구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조용한 고장이다. 북쪽에는 휴전선 군사분계선이 지나가는 접경지역이다. 양구에는 볼거리가 많은 고장이다. 두타연, 펀치볼, 시래기, 땅굴, 한반도섬, 파로호, 등이 유명하다.

9월 중순이지만 불볕더위는 연일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 강원도와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 차량으로 도로는 정체다. 평소 2시간의 거리가 차량정체로 거의 4시간이 걸렸다. 양구에 도착했지만 이곳 무더위도 별 차이가 없음을 느끼게 한다. 천혜의 산림이 울창한 양구수목원과 파로호 내에 조성된 인공습지 한반도 섬, 그리고 상무룡출렁다리를 찾았다. 양구수목원 밑에 있는 독골저수지(2010년 준공)를 지나 수목원 입장료를 내고 주차장에 도착했다. 수목원의 숲이 품고 있는 나무와 꽃 그리고 공기가 상큼하다. 자연환경이 최적의 낙원이다.

양구수목원(2004년 6월 설립) 해설사는 수목원 곳곳을 인솔하고 익살스럽게 소개한다. 양구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북단 야생이 살아 숨 쉬는 자연생태의 수목원이라고 한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수목원은 대암산(1,312m) 중턱, 솔봉( 450m)에 있다. 자연으로 떠나는 여행이자 힐링이다. 수목원은 생각보다 큰 면적(약 6만여 평)이지만 최대한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조성된 양구수목원이다. 대암산의 용늪을 포함하는 식물화원과 야생화단지, 놀이공원 등으로 조성된 식물원이다.

양구수목원에는 DMZ 야생동물생태관, DMZ야생화분재원, 목재문화체험관, 무장애나눔길, 생태탐방로 등이 어우러진 자연 중심의 생태타운이라고 한다. 수목원에서 자연생태의 모든 것을 직접 오감으로 체험하면서 힐링을 할 수 있는 수목원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지정된 도보길 외에는 출입이 금하고 있다. 수목원 내에서 채집행위를 할 수 없으며 시설물 훼손 등 식물 반출 시에는 변상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다.

양구수목원 숲길에는 우리나라에만 서식하고 있는 나무가 있다. 소나무과에 속한 나무로 구상나무다. 활엽수지만 솔잎 끝이 둥근 형태다. 수목원에는 구상나무모롱잇길이 있다. 완만한 경사의 있는 구상나무 숲길은 피톤치드의 효과가 가장 좋다고 한다. 특히 11시가 좋다고 하는데 산과 숲은 건강이다. 구상나무 모롱잇길에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데 가리통성이라는 장난꾼들이 있었다 한다. 상대방에게 농을 걸어 상대방의 언어와 행동이 밝고 조리에 합당하면 사과하면서 보내고 문경지우까지 맺었다고 한다. 하지만 상대가 어수룩하고 수줍어 하면 얕보고 주먹질까지 하면서 봉변을 보여서 보냈다는 설화다.

숲은 안락하고 평화롭다. 숲길을 걸으면 사람의 마음도 평온해 진다. 생명의 향기가 넘치는 숲길이다. 구상나무 밑에 1909년에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는 화려한 금강초롱이 있다. 청사초롱을 닮은 꽃이다. 금강초롱 원산지는 한국이라 한다. 해설사는 이 꽃을 설명하는데 열 번을 토한다. 일제강점기 때 금강초롱에 대한 아픈 사연이다. 이 꽃을 금강산에서 최초 발견한 사람이 일본인 나까이라 한다. 금강초롱 학명이 hanabusaya다. 보통 식물 학명은 처음 발견한 사람이 명명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중한 특산 식물의 속명까지 일본인의 만행을 엿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양구수목원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새소리가 울려 퍼진다. 숲의 아름다운 기운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곳을 숨골이라 하는데 그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예로부터 산에 사는 동물들이 병에 걸리거나 상처를 입으면 이 계곡의 물을 마시며 기운을 회복하였다는 설명이다. 옛날 호랑이가 살았던 계곡으로 사람을 해치고 나무에 저고리를 걸어 놓았다는 전설이 있는 골짜기가 있었는데 이를 저고리골이라 한다.정말일까?

양구수목원에는 잣나무모롱잇길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옛날 길을 지나가던 한 선비가 잣을 가리키고는 이게 뭐요? 묻자 주인은 잣이오 라고 대답했다. 선비가 대뜸 잣 한 줌을 주워 먹는 다음 벽에 걸린 것을 가리키고는 이게 뭐요? 묻자 주인이 갓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선비가 잣값은 내지 않고 팔자걸음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화가 난 주인이 포졸들을 데려와 선비를 잡으려 하자 선비가 자초지종 말하길 자시라고 해서 먹었고 가시라고 해서 가는 건데 왜 붙잡소. 선비가 뻔뻔스럽게 대답했다는 우스꽝스러운 설화다.

양구수목원 내에는 일명 대암산 4년 길이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을 걸으면 담낭이 튼튼해진다는 글도 있다. 수목원 전체를 관람하는 시간은 쉬엄쉬엄 2시간이면 충분하다. 우리나라는 1970년 이후 10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현재 누리고 있는 산림 자원이며, 숲은 미래의 자산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양구에는 선사박물관과 백자박물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양구 백자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국을 건국하기 이전에 양구 백자로 제를 올렸다는 설명이다.

양구중앙시장에서 구수한 토속음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청춘양구 양구 한반도 섬으로 이동한다. 한반도 섬은 파로호 내에 조성된 인공습지다. 본래 한반도 섬이 있던 지역은 화천댐 최상류 지역이다. 거대하게 형성된 나대지에 주민들이 무단경작으로 농약 및 비료 등에 의한 수질오염이 발생한 곳이라 한다. 또한 불법 토사와 돌 및 자갈 채취, 각종 쓰레기 등을 불법 투기한 지역으로 생태계 파괴는 물론 아름다운 경관이 훼손되었던 심각한 지역이라고 한다.

파로호 오염과 생태계복원, 수질 정화를 위하여 양구서천과 한전천이 합류하는 이곳에 수면 공간을 확보하여 한반도섬을 조성했다고 한다. 습지를 조성하여 수중 식생대의 생태계복원과 수질정화를 위하여 조성된 국내 최대의 인공습지(약 50여 만평)라고 한다. 한반도 섬에는 백두산에서 제주 한라산까지 백두대간을 따라 거닐 수 산책로가 있다. 동해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연상하게 하는 섬 모습도 있다. 백두대간 길을 따라 한반도섬을 일주할 수 있는 산책 코스가 있다. 호숫가에 있는 아름드리 왕버들의 가지가 인상적이다.

올 상반기에 한반도 섬을 다녀간 관광객이 5만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 한반도섬에는 아름드리나무와 갈대, 습지가 휴식공간을 조성하여 힐링의 명소가 되었다는 설명이다. 제주 한라산에서 용머리 공원과 파로호 한반도섬 제주도 사이에 설치된 녹색 교량(1.2km)이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용머리 공원이고 공원에는 인공암장과 캠프장 그리고 양구인문학박물관 등이 있다. 새로운 양구를 볼 수 있는 설렘의 공원이다. 파로호를 가로질러 탈 수 있는 짚라인 시설물이 있는데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양구인문학박물관은 보수 공사 중이다. 박물관은 지난 3개월 동안 공사를 마치고 9월 25일 새롭게 단장하여 개장한다고 한다. 인문학박물관에는 김형석, 안병욱, 이해인 등 10여 명의 근, 현대사 주요인물들의 발자취가 있다. 박물관 앞에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어디에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무엇을 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무엇을 행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얼마나 보람 있게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안병욱의 인생론이 서있다. 발걸음을 잡는다.

이 마을은 이해인(1945~ ) 시인의 고향으로 파로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공원에는 시 詩의 동산도 있다. 박물관 1층에 이해인 수녀의 시와 삶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라 한다. 이해인 수녀의 수녀는 수도자로서 기도와 시를 통해 복음을 전하는 수녀 시인이라고 설명한다. 파로호 둑길에 ‘너의 집은 어디니? 오늘은 어디앉고 싶니? 살아가는 게 너는 즐겁니? 죽는 게 두렵진 않니? 사랑과 이별 인생과 자유 그리고 사람들에 대해서 나는 늘 물어볼 게 많은데 언제 한번 대답해주겠니? 너무 바삐 달려가지만 말고 지금은 잠시 나하고 놀자 갈 곳이 멀더라도 잠시 쉬어가렴 사랑하는 나비야’라는 이해인시인의 나비에게라는 시다.

양구인문학박물관 2층에는 안병욱(1920~2013), 김형석(1920~ ) 철학의 집이 있는 층이라고 한다. 국토 정중앙 청춘양구를 표현한 시로 ‘우리는 누구나 청춘을 산다. 청춘을 단순한 젊음이 아닌 진심으로 삶을 사랑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다. 가슴 설렘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같은 양구에서 우리의 아름다운 영원한 사랑의 의미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인문학박물관에서 10km 위치에 하얀 상무룡출렁다리(길이 335m, 폭 2.2m, 주탑 36m)가 있다. 2022년에 준공된 출렁다리 양쪽에 두 개의 전망대가 있다.

양구 10년 장생길은 음양오행의 기운 중 토 土의 기운이 강한 8년 길이라 한다. 양구 장생길을 걸으면 토의 기운을 받아 인체의 오장육부를 평온하게 다스린다고 한다. 그중 오장에 속하는 비장을 건강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휴식과 힐링, 건강한 심신을 위해 자주 찾고 싶은 조용한 고장 양구다. 많은 볼거리와 구수한 먹거리가 군침을 돌게 하는 고장이다. '한번 찾으면 십 년이 젊어진다는 양구' 아름답고 활력이 넘치는 고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