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뉴스 이정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강도 높은 개혁 어젠다를 제시하며 정국의 중심에 섰다.
“내란 청산은 정치보복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필두로 검찰·언론·사법 개혁, 군인복무법 개정, 민주유공자법 제정 등 전방위적 개혁 입법을 천명한 것이다.
여야와 군소정당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개혁 동력 확보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민생 외면'과 '쇼츠 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표는 연설에서 “12·3 계엄 사태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내란 세력과의 단절이 없다면 국민의힘은 위헌정당 해산 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불법 명령 거부 군인 정신을 기리는 군인복무법 개정 ▲민주화 희생자를 위한 민주유공자법 제정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 ▲대법관 증원과 법관평가제 도입 ▲가짜뉴스 근절법 제정 등을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내란 수괴 재판이 침대 축구처럼 지연되고 있다”며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를 요구했다.
민생경제 협력과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 소비쿠폰 확대 등도 병행하겠다고 밝히며 ‘개혁과 민생’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 대표의 연설 후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기세는 여의도 대통령 같았지만 내용은 자기 독백에 불과했다”며 “민생보다 이념으로 연설을 채웠다”고 혹평했다.
또 “미국에서 구금된 한국 근로자 문제에 대한 언급도 없이 자화자찬만 늘어놓았다”며 책임 회피를 비판했다.
그는 “정 대표가 말한 ‘절대독점은 절대부패한다’는 말은 오히려 민주당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SNS를 통해 "정청래는 정청래다웠다”며 “계엄 위험성을 사골국물처럼 우려내며 반복했다”고 비꼬았다.
그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쇼츠 정치에 불과하다”며 “특검 장기화와 특별재판부 설치는 또 다른 독재의 얼굴”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은 과거 상처에 매달리기보다 조지아주 사태, 외교 난제, 교육부 장관 임명 파동 등 현안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은 다른 야당과 달리 호평을 내놓았다. “내란 청산과 개혁 입법은 시대적 과제”라며 “민주당과 함께 개혁 과제 처리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여소야대 국회에서 민주당과의 공조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번 정청래 대표의 연설은 결과적으로 개혁을 둘러싼 정치 전선을 더욱 선명히 갈라놓았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개혁 드라이브를 실제 입법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 지, 혹은 보수야권의 반발 속에 ‘이념 대결’로 전락할 지는 향후 국회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