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전력 공급 문제가 베트남 AI·데이터센터 발전 야망에 거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베트남 정부 제공
【하노이(베트남)=부 튀 띠엔 통신원】베트남이 인공지능(AI) 및 데이터센터(DC)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고질적인 전력 부족 문제가 향후 핵심 리스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8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열린 ‘베트남·아시아 디지털 전환 서밋(DX Summit 2026)’에 참석한 정보기술(IT)·에너지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전력 공급 문제가 향후 베트남의 AI·DC 발전 야망에 거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풍 비엣 탕 인텔 베트남 대표는 현재 베트남 AI산업 발전에 대한 논의 과정에서 에너지 문제가 과소평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탕 대표는 “AI 인프라와 DC의 구축 속도가 전력 공급망의 확장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며 “이는 베트남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거대한 도전 과제”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우려는 베트남 정부가 AI·DC 인프라 확충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정부 과학기술·혁신·디지털전환발전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은 이미 DC와 AI 슈퍼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시작했으나 △고성능 GPU 부족 △소규모 인프라 △지역 간 불균형한 인프라 분포 △대규모 안정 전력 공급원 부족 등의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서밋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고성능 AI 시스템은 일반 서버보다 10~15배 많은 전력을 소비한다”며 “따라서 AI 데이터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에 대한 정밀한 계산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우옌 만 끄엉 베트남 산업무역부 에너지연구소 전력계통개발국 대표는 베트남 내 AI·DC의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송배전 인프라에 엄청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발전 설비와 송전망 투자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는다면 2027년부터 기저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향후 데이터센터들은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은 중부와 남부 지역에 우선 배치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끄엉 대표는 베트남에서 데이터센터를 투자하는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전력 조달 방안으로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검토되는 방안은 전력공사로부터의 직접 수전이다. 다만 대용량 전력과 안정적인 다중 선로 확보가 필수적인 데다 피크 시간대 요금이 kWh당 최대 5000동(약 285원)에 달해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 태양광·풍력·수력 등 자체 발전 설비를 구축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한 뒤 부족분만 전력공사로부터 추가 구매하는 방식도 제시됐다.
아울러 외부 지역 발전 프로젝트에서 전력을 구매한 뒤 베트남 국가 전력망을 통해 데이터센터로 송전받는 방안도 있다. 이 경우 기업은 국가에 전력망 이용료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할수록 베트남의 과제는 단순히 GPU나 슈퍼컴퓨터 확보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vuutt@fnnews.com 부 튀 띠엔 통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