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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머무는 화요일] 두꺼운 말씀- 은행잎 쌓인 길

 

두꺼운 말씀 – 은행잎 쌓인 길

강옥매

 

평생 통증을 읽으신 어머니

은행나무 베틀로 짧은 하루를 짜내곤 했다

왔다갔다 북처럼 씨줄 날줄로 길을 메운다

 

내려오던 글자들이

휘청거리면서도 옆길로 새지 않고

길 위에 촘촘하게 쓰인다. 

 

입고 가신 누런 수의는

당신이 쓰신 한 권의 책, 

구부정하게 걸어왔던 길한테

두꺼운 말씀을 수북이 남기고 있다 

 

시인 강옥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2015년《시에》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을 수학했으며, 양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동인 모임  《시촌》에서 활동하며, 시집 『무지개는 색을 어디에 놓고 사라질까』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