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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머무는 화요일] 흔들림에 대하여

 

흔들림에 대하여

강옥매

새 건물에 일렬로 선 현수막

붉은빛 푸른빛으로 제 이력을 새겼다

 

탱탱한 자세에서 간간이 옆을 힐끔거리거나

고개를 쑥 내밀기도 한다

 

스파크가 일고

세찬 바람이 분다

 

부대찌개 집 한쪽 노끈이 끊어져

미용실과 한데 섞여 얼굴이 보이지 않고

옷가게 끈이 늘어져 낚지볶음 집과 

한 몸이 되기도 한다

 

단정하게 서 있던 그들

꼿꼿한 마음 놓쳐버리고 멍하니 앉아 있다

이불을 허옇게 뒤집어쓰고

마구 휘청거린다

 

한쪽 귀퉁이에 매달려 있던 나도 

흔들리면서 찢어진 것들 꼭 붙들고 있다

 

시인 강옥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2015년《시에》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을 수학했으며, 양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동인 모임  《시촌》에서 활동하며, 시집 『무지개는 색을 어디에 놓고 사라질까』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