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장관 “최고지도자 합의안 승인 완료, 사상 최초 상호 주권 인정 서면 명시”
전 세계 해양 에너지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 관리권 고수, 유사시 대미 압박 카드인가
핵 협상은 MOU 이행 이후 ‘2단계 격하’ 배수진, 이스라엘 합의 무산 시도 강력 비판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유니버설호가 지난 6월 10일 울산 남구 울산항 원유부이로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이란 간의 무력 충돌을 종식할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르면 며칠 내 성사될 전망이다. 이란 최고 지도부가 합의안을 공식 승인하면서 중동 안보 지형은 분출구를 찾았지만,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수수료 부과 방침과 핵 협상 분리 기조를 두고 이면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져 글로벌 공급망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13일 외교 안보 당국과 외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생중계된 TV 연설을 통해 미국과의 종전 MOU안이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 승인을 통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양국 간의 공식 합의안에 최고지도자의 추인이 확인된 것은 개전 이래 처음이다.
이번 합의는 47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이 서로의 주권과 통치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을 서면에 명시하는 역사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대면 방식이 아닌 원격 서명 형태로 최종 절차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며 합의가 최종 단계에 도달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실질적인 전장 이면의 갈등 요소는 여전히 복병으로 남아있다. 이란 측은 전쟁 종식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합의하면서도, 해협의 관리권을 전쟁 이전 상태로 되돌리지 않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이란과 오만이 주권을 가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글로벌 선박들에 대해 향후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한 것이다. 전 세계 해양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길목을 쥐고 언제든 대미 압박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미국의 핵심 요구 사안이었던 핵 통제 부문 역시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란 당국은 이번 MOU 체결과 핵 협상을 철저히 분리하겠다는 전략을 명확히 했다. 잠정 합의안이 완벽히 이행된 이후에야 다음 단계로 핵 협상에 임할 것이며, 미국이 지속적으로 압박해 온 농축 우라늄의 국외 반출 대신 자국 내 희석 방식만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어 향후 2차 협상 과정에서 격렬한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국제 안보 전문가 일각에선 이번 종전 합의가 고사 직전의 중동 물류망을 복원하는 초대형 호재임은 분명하지만, 해협 통행료 리스크와 이스라엘의 강력한 반발 기조 등 잠재적 휘발성이 여전해 자본시장에 미다만칠 파장을 다각도로 짚어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무력 대치에 들어간 가운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5월 5일(현지시간)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란 외무부는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아라그치 장관이 이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이란 외무부 텔레그램 캡처·연합뉴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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