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CNN 백악관 출입기자인 케이틀런 콜린스의 질문을 받은 뒤 기자 개인과 CNN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케이틀런 콜린스 인스타 캡처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불편한 질문을 하는 CNN 백악관 출입기자를 향해 “눈에 증오가 가득하다(Such hatred in her eyes)” 등 공개 비난하면서 여성 언론인과 정치인을 상대로 외모·표정 등을 거론하며 공격하는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뉴욕포스트, 더힐 등 미국 현지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케이틀런 콜린스 기자가 법무부의 17억76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 ‘반(反) 무기화 기금’ 추진 상황을 묻자 질문에 답하는 대신 기자 개인과 CNN을 공격하는 발언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 같은 사람들이 미국 국민을 너무 심하게 괴롭혀 왔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뒤 CNN을 향해 “매우 부패한 조직이다. 새 주인이 들어왔으니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쓰레기를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고 비난했다.
콜린스 기자가 추가 질문을 시도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말을 끊으며 “조용히 하라”고 말하더니 “당신은 젊고 아름다운 여성인데 절대 웃지 않는다. 얼굴에서 미소를 본 적이 없고 눈에는 증오만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CNN 백악관 출입기자인 케이틀런 콜린스는 지난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반(反) 무기화 기금’ 추진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한 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외모 평가에 대한 발언을 들었다. /사진=케이틀런 콜린스 인스타 캡처
CNN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방송사 대변인은 “콜린스는 백악관과 현장을 오가며 깊이 있고 끈질긴 취재를 이어가는 뛰어난 기자”라며 “그녀의 보도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대변인이었던 사라 매튜까지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매튜스는 CNN 방송에 출연해 “콜린스는 매우 뛰어난 기자이며 트럼프가 그 방에 있는 어떤 기자보다 그녀를 더 강하게 공격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에게 일을 하면서 웃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라며 “날카로운 질문을 할 때 반드시 웃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트럼프가 이 문제를 반복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콜린스뿐 아니라 다른 여성들을 향한 여성혐오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외모 공격 정치’를 다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자신에게 비판적인 여성 기자나 정치인을 상대로 외모와 나이, 표정 등을 문제 삼는 발언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 뉴욕타임스 기자 케이티 로저스를 향해 “내면과 외면 모두 추악하다”고 비난했고 블룸버그 기자 캐서린 루시에게는 “조용히 해라, 돼지야”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지난 2015년 공화당 대선 경선 당시 경쟁자였던 칼리 피오리나를 향해서는 “누가 저 얼굴에 투표하겠느냐”고 말했고, 폭스뉴스 진행자 메긴 켈리에 대해서는 ‘빔보(bimbo)’라는 비하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빔보는 지성미와는 반대되는 백치미를 뜻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