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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때문인 줄 알았는데… 겨울 손발 냉증, 그냥 넘기면 위험한 이유

실내에 들어와도 손끝이 한동안 차갑게 남아 있다면, 단순히 날씨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 겨울철 손발 냉증은 몸의 순환 상태를 보여주는 단서다. 단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의 문제가 아니라, 혈관과 호르몬, 생활습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

추운 계절이 되면 손과 발이 먼저 차가워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리 반응이다.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말초 혈관이 수축하고, 혈액이 심장과 뇌 같은 주요 장기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방이 된 실내에서도 냉기가 오래 지속되거나, 예년보다 증상이 심해졌다면 단순한 계절 반응을 넘어선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가장 흔하게 꼽히는 원인은 혈액순환 저하다. 겨울철 활동량 감소와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말초 혈류를 떨어뜨린다. 특히 종아리 근육은 혈액을 심장 쪽으로 끌어올리는 펌프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약해지면 손발 끝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든다. 여성에게 손발 냉증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도 근육량과 혈관 반응 차이와 관련이 있다.

레이노 증후군 역시 겨울철에 증상이 두드러지는 질환이다. 추위나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손가락과 발가락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피부색이 하얗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고, 저림이나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단순 냉증과 달리 색 변화가 반복되거나 통증이 뚜렷하다면 전문 진료가 필요하다.

내분비 질환도 손발 냉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신진대사를 떨어뜨려 체온 조절 능력을 약화시키고, 유독 추위를 타게 만든다. 피로감, 무기력, 체중 증가가 함께 나타난다면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혈 역시 말초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을 줄여 손발 냉감을 심하게 만든다.

생활습관의 영향도 크다. 발을 조이는 신발이나 양말,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으로 손을 고정하는 습관은 말초 혈류를 방해한다. 카페인과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켜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중요한 것은 말초 혈류를 유지하는 것이다. 실내에서도 손목과 발목을 따뜻하게 보호하고,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틈틈이 종아리와 손가락을 움직이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다만 통증, 피부색 변화, 감각 저하가 반복되거나 한쪽만 유독 차가운 경우, 겨울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겨울철 손발 냉증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초기 이상 신호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