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출산율 저하, '스마트폰'이 문제라고(?)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출산율 저하는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중독 역시 주된 배경인 것으로 분석됐다. AP 뉴시스

전 세계가 현재 모두 출산율 저하라는 공통의 문제를 겪고 있으며, 그 원인은 놀랍게도 ‘스마트폰’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선진국, 개발도상국 관계없이 전 세계가 출산율 저하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그 원인은 주거비 등 전통적인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보급에 따른 대면교제 실종에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돈 문제만은 아니다

FT는 아이를 낳지 않는 문제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선진국들의 출산 지원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으로 입증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 아동 수당, 유급 육아휴직, 보육 보조금 등 출산 관련 예산을 3배 늘렸다. 그러나 전 세계 출산율은 1.85명에서 1.53명으로 곤두박질쳤다.

주거가 안정적이고, 복지가 완벽하며, 청년들이 일찍 독립하는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에서도 최근 출산율이 급락했다.

경제가 급성장하는 중동, 동남아, 멕시코, 브라질, 튀니지 같은 나라에서도 출산율이 떨어져 미국보다 낮아졌다.

스마트폰 확산이 출산율 급락 방아쇠

FT는 스마트폰 도입 시점과 출산율 급락 시기가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별로 4세대(4G) 모바일 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이 대량으로 보급된 시점을 기준으로 출산율이 예외 없이 수직 낙하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호주는 2007년, 한국과 프랑스는 2009년, 개도국들은 1021~2015년이 그 시점이다.

미국은 2007년 2.12명이던 출산율이 2020년 1.64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고, 영국은 2008년 1.91명에서 2020년 1.56명으로 떨어졌다.

프랑스는 2010년 2.03명이던 것이 2023년 1.68명으로 낮아졌다.

한국은 더 극적이다.

2012년 스마트폰 보급률이 60%를 넘어서면서 1.30명으로 낮아진 출산율이 2018년 세계 최초로 ‘심리적 마지노선’인 1.0명이 붕괴하며 0.98명으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0.6명대에 진입했다.

연애가 사라졌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우선 현실 사교를 파괴했다. 학교, 동네, 동호회 등 현실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과 부대끼며 이성을 만나던 청년들이 지금은 방구석에서 스마트폰만 한다. 한국의 경우 청년들의 대면 사교 시간은 20년 만에 반 토막이 났다.

소셜미디어가 만든 비현실적 기준도 박탈감을 낳으며 현실 연애를 거부하도록 만들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에 나오는 전 세계 상위 1%의 조작된 일상에 눈높이가 맞춰지면서 자신이 초라해 보이기 때문이다.

인구학자 라이먼 스톤은 소셜미디어에 매몰된 인류가 현실을 부정하고 “인공적인 허상에서” 잠재적 파트너를 찾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집값과 K자형 양극화

그렇다고 경제적 문제가 출산율과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전통적인 장애물은 여전히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과 영국 등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 이후 출산율 하락의 절반은 높은 집값이 문제였다.

독립해 살 집이 없으니 커플 형성 자체가 안 된다. 동거를 하더라도 과거와 달리 애를 낳기 전에 헤어진다.

경제 양극화와 마찬가지로 출산율에서도 K자형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소득, 고학력층의 커플 형성, 출산율은 안정적이거나 상승세다.

반면 저소득, 저학력층에서는 커플이 붕괴하고 출산율이 훨씬 가파르다.

전문가들은 주거 안정 정책과 더불어 정부 차원의 새로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청소년기 소셜미디어 규제를 통해 청년들의 중독을 막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