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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머무는 화요일] 고난도 수학문제

 

고난도 수학문제 

강옥매

 

저녁 반찬으로 구운 갈치를 발라먹는다

바다를 몰랐던 남자는 자꾸 출렁거린다

 

호박나물 가지나물은 

나중이라고 손도 대지 않는다

 

팔을 걷어 부친 왼팔은 하얀 물살이다

오른손은 젓가락으로 바다의 지느러미를

일자로 찍어낸다

 

자의 눈금 같은 뼈에 백년이 붙어 있다

한 치의 오차에 일 년이 떨어져 나간다

 

숫자는 가두는 것이 아니라

풀어내는 것

 

그가 풀어낸 갈치에서 바다 한 토막이

상 위에 올라와 있다

 

시인 강옥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2015년《시에》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을 수학했으며, 양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동인 모임  《시촌》에서 활동하며, 시집 『무지개는 색을 어디에 놓고 사라질까』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