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난·물류비 급등 덮친 IT기기
품절에 리퍼 제품까지 가격 올라
D램값 상승세에 수요 위축 우려
메모리반도체 공급난,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 파고가 정보기술(IT) 업계를 덮치고 있다. PC·스마트폰·콘솔 등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한 IT 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 기조가 도미노처럼 확산되면서 시장 전반에 수요위축 우려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기류다.
■스팀덱 가격 최대 300달러 인상
2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을 운영하는 밸브는 이날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폴란드, 유럽 등에서 판매하는 휴대용 PC 게임기 스팀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가격을 최대 300달러(약 45만원)가량 인상했다.
512GB 모델 판매가는 기존 549달러(약 82만원)에서 789달러(약 118만원)로 43.7% 올랐다. 1TB 모델은 649달러(약 97만원)에서 949달러(약 142만원)로 46%나 가격이 뛰었다.
리퍼 제품 가격도 동반 인상됐다. 스팀덱 OLED 리퍼 제품은 512GB 및 1TB 기준 각각 629달러와 759달러로 종전 가격보다 올랐다.
D램·낸드플래시 등 가격 상승, 물류비 증가 등 제조비용 상승분을 판매가에 전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밸브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스팀덱은 상당기간 판매가 중단된 바 있다. 한국, 대만, 일본, 홍콩 등에서는 여전히 스팀덱 OLED 제품이 품절 상태다. 향후 아시아지역 판매 재개 시에도 종전보다 가격이 추가 인상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미 밸브는 지난 2월 스팀덱 OLED 512GB 가격을 기존 83만9000원에서 89만8000원으로, 1TB 모델은 98만9000원에서 104만8000원으로 올린 바 있다.
앞서 밸브가 출시를 예고한 게이밍 PC ‘스팀 머신’ 출시일과 가격도 미정이다. 스팀머신 가격은 당초 시장 추정치인 800달러(약 120만원)~1000달러(약 150만원)를 훌쩍 넘을 전망이다. 소니는 지난 1일자로 국내 시장에서 플레이스테이션(PS)5 일반형 가격을 기존 74만8000원에서 94만8000원으로 20만원(약 27%) 올렸다. 디스크드라이브가 없는 디지털 에디션은 59만8000원에서 85만8000원으로 26만원(약 43%) 뛰었다. 성능 개선판인 프로 모델은 111만8000원에서 129만8000원으로 약 16% 인상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닌텐도스위치 역시 가격이 올랐다. 닌텐도스위치 OLED 모델 가격은 지난 25일자로 기존 41만5000원에서 46만5000원으로 올랐다. 일반 모델도 36만원에서 41만원으로 5만원 인상됐다.
■IT업계 가격 상승 압박 지속
PC 업계도 가중되는 원가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6200만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에이수스는 지난 1월부터 일부 노트북·데스크톱 가격을 15∼25% 올렸고, HP·델도 올 2·4분기 가격 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지난 4월 갤럭시 북6 울트라 모델 사양별로 종전 대비 45만원에서 90만원을 인상했다. 또 갤럭시 북6(17만~88만원 인상), 갤럭시 북6 프로(25만~68만원)도 함께 출고가가 조정됐다.
LG전자가 출시한 2026년형 그램 16형 모델도 출시가(314만원) 대비 13% 상승한 354만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메모리 가격이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IT 업계는 판매전략 수립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16.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23.08% 오른 가격이다.
트렌드포스는 올 2·4분기 PC용 D램 고정거래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3~4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