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리스크에 석탄발전 확대 움직임
친환경 전환 속 ‘역주행’ 논란도
중국 안후이(安徽)성 허페이(合肥)에 있는 석탄 화력발전소.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원유 공급 충격이 중국 석탄 산업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5일 보도했다. 그동안 과잉 공급과 재생에너지 전환 압박에 시달려온 석탄 산업이 원유 대체 수요로 다시 주목받으면서 실적 개선 기대와 함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석탄기업 중 하나인 중국선화에너지의 장창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실적 발표회에서 “중동 분쟁에 따른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이 일시적으로 석탄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천연가스 공급 부족이나 가격 상승으로 일부 국가들이 석탄 화력발전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며 “석유화학 원료 비용 상승으로 석탄 기반 화학 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화학 부문에서도 석탄 소비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석탄 산업은 그동안 내수 부진과 재생에너지 전환 속에서 과잉 설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가동률은 지난해 3·4분기 68.9%까지 떨어지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흔들리자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탄이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옌광에너지그룹은 올해 석탄 생산량을 1억9000만~1억9400만t, 화학 제품 생산량을 최대 110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각각 1억8200만t, 977만t보다 늘어난 규모다.
리웨이 옌광에너지그룹 회장은 최근 홍콩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원유의 약 70%, 천연가스의 절반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안보와 화학 원료 공급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신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은 이미 화력을 넘어섰지만 실제 발전량에서는 여전히 화력이 압도적”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에 따르면 중국은 2025년 78기가와트(GW)의 신규 석탄 발전 설비를 가동했다. 여기에 291GW 규모의 설비가 추가로 허가를 받았거나 건설 중이다.
중국선화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지배주주인 중국에너지로부터 1336억위안 규모 자산 인수를 발표했으며 생산 목표를 재검토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중국 정부도 관련 산업 정비에 나섰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은 지난 4일 석유화학 산업 고도화를 위한 2029년까지의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정유·에틸렌·석탄 기반 메탄올 등 노후 설비의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석탄에너지는 산시성과 신장 등을 중심으로 석탄 기반 올레핀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석탄을 석유나 액화천연가스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실적 개선 기대에 투자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옌광에너지의 홍콩 상장 주식은 올해 들어 50% 이상 상승한 반면 항셍지수는 2% 하락했다.
다만 석탄 수요 회복 강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중국은 상당한 원유 비축을 보유하고 있고, 이미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아시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난방 수요가 줄어드는 봄철에 접어들면서 3월 중국 항구의 석탄 현물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