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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의 맛이 수원에 모인다 2025 코리아푸드페어 11월 개막

대한민국 팔도의 대표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자리가 열린다. 2025 코리아푸드페어가 오는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경기도 수원메쎄에서 개최된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명품특산물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박람회가 올해부터 새로운 브랜드로 재도약하는 것이다.

행사의 정체성은 명확하다. 기술보다 ‘사람’, 화려한 조리 시스템보다 ‘토양과 손맛’, 대량생산보다 ‘지역성과 고유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최근 국내 식품 박람회들이 AI 조리 로봇과 자동화 설비를 강조하는 흐름과는 대비되는 방향이다. 주최 측은 “K푸드의 경쟁력은 결국 지역에서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전시 구성도 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K Traditional Food Zone에서는 지역 농수축산물을 직접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 발효식품, 전통주, 지역 장류 등 토종 식문화가 빚은 깊이가 중심이다. Farm to Table에서는 산지 생산부터 가정의 밥상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소개된다. 지방의 숨은 맛집과 특색 있는 식품기업을 모은 섹션은 전국의 독특한 미식을 한자리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역 주민이 즐기던 음식이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해 첫 공개되는 경우도 있다.

이번 박람회는 소비자 체험과 기업 간 거래를 동시에 겨냥한다. 가족 단위 관람객은 지역별 특산물과 다양한 시식 코너를 통해 ‘맛 기행’을 즐기고, 바이어들은 유망한 중소 브랜드를 발굴해 새로운 거래를 추진한다.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생산자에게는 실질적인 매출 기회이자 브랜드 인지도 확대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교류도 강화된다. 푸드페어는 해외 음식 문화를 소개하고 K푸드의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장도 마련한다. 일부 국가와는 수출 상담 및 협력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 농가의 수출 기반 확충에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부대행사인 K FOOD 포럼에서는 국내 식품 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의제가 다뤄진다. 로컬푸드의 브랜드화 전략, 식품 안정성,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 등 산업 발전에 직접 연결되는 주제들이 포함된다. 단순한 홍보전이 아니라 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까지 아우르는 셈이다.

주최 측은 “코리아푸드페어는 지역의 농업과 식품 산업, 외식 분야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 행사에서도 직거래 성과가 전국 각지로 이어지며 농가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다.

가을의 끝자락, 풍년의 여운이 남아 있는 11월. 수원에서 열리는 올해 박람회는 식품 산업의 최전선이 어디인지 보여주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밥상의 작은 변화가 산업의 큰 흐름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다면, 지역의 맛을 통해 K푸드의 내일을 미리 만나는 시간을 가져볼 만하다. 한국 식탁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과 땅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