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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미터 라면 거리, 구미의 가을을 물들이다”

‘라면의 본고장’ 구미가 다시 국물 향으로 물든다. 경북 구미시가 오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구미역 일원에서 ‘2025 구미 라면 축제’를 연다. 올해 주제는 ‘Original(오리지널)’. 국내 최대 라면 생산도시로서 ‘원조의 자존심’을 내세운 구미시는 산업도시 이미지를 넘어 K-푸드의 상징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축제의 중심은 구미역 앞 약 475m 구간을 통째로 활용한 ‘라면 스트리트’다. 주최 측은 이 거리를 거대한 야외 라면 식당으로 꾸며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를 선보인다. 이 공간에는 구미 지역 대표 식당과 전국 공모로 선발된 라면 브랜드가 참여해 다양한 메뉴를 선보인다. 전통적인 간장·고추장 베이스의 라면부터 프리미엄 해산물 라면, 반반 조합의 이색 메뉴까지 취향별 선택지가 준비된다.

국제 교류의 장도 열린다. 일본과 대만 등 자매도시가 참여하는 ‘글로벌 누들 존’에서는 각국의 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 구미의 젊은 창업자들이 참여하는 ‘뉴타운 라면빠’에서는 지역 양조장의 막걸리와 수제 맥주, 청년 바텐더가 만든 칵테일이 함께 제공된다. 라면과 주류의 조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라맥(라면+맥주)’ 문화의 확산을 노린다.

체험형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구미역 후면광장에 조성된 ‘라면 공작소’에서는 방문객이 직접 면, 스프, 토핑을 선택해 자신만의 라면을 만들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보글보글 놀이터’, 기념품을 판매하는 ‘라면 잡화점’도 운영된다. 외국인 참가자들의 ‘글로벌 라면 요리왕 대회’와 라면 전문가를 뽑는 ‘라믈리에 선발전’도 축제의 흥을 더할 예정이다.

무대 공연은 축제의 또 다른 볼거리다. 개막일인 7일에는 공개 방송 ‘Sing to You’가 열려 존박, 김조한, 유회승(엔플라잉) 등이 무대를 꾸민다. 8일에는 노라조, 울랄라세션, 슈퍼비가 출연해 구미역 일대를 콘서트장으로 만든다. 국내외 댄서들이 참가하는 ‘스트리트 댄스 파이터’ 경연도 진행돼 젊은 세대의 참여를 이끈다.

구미시는 이번 축제를 다회용기 사용을 원칙으로 하는 ‘제로 웨이스트 존’으로 운영해 친환경 축제 모델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 라면 축제는 단순한 먹거리 행사가 아니라, 라면이라는 K-푸드 콘텐츠로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전략 축제”라며 “구미의 원조 정신과 혁신성을 함께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물이 끓는 냄비 위로 김이 피어오르는 계절, 구미의 거리도 다시 뜨거워진다. 한 그릇의 라면이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도시의 문화와 자존심을 상징하는 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