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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찰스 국왕, 납세 내역 공개… 지난 1년간 262억원 납부

찰스 3세 영국 국왕. 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영국 군주 역사상 최초로 자신의 개인 세금 납부 내역을 대중에게 전격 공개했다. 왕실 재정을 향한 투명성 강화 요구가 거세진 데 따른 파격적인 행보다.

26일(현지시간) BBC방송은 영국 왕실이 발표한 연례 보고서와 회계 자료에서 찰스 3세 국왕은 2024~25 회계연도에 총 1290만파운드(약 262억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이로써 찰스 3세는 영국 전체 납세자 중 ‘상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같은 기간 찰스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 역시 776만파운드(약 158억원)의 세금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찰스 3세가 즉위한 이후 부자가 영국의 국세청(HMRC)에 납부한 세금은 합쳐서 5000만파운드(약 1016억원)를 납부했다.

이번 공개는 앤드루 왕자를 둘러싼 각종 스캔들 이후 왕실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의회와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 대한 자발적 대응이다. 버킹엄궁은 “책임감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돕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국왕과 왕세자의 개인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왕실의 이 같은 ‘정면 돌파’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시각은 여전하다. 세금 총액만 밝혀졌을 뿐, 소득세나 자본이득세 등 구체적인 세목별 분류나 공제 내역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세 싱크탱크 ‘택스 정책 비소시에이트’의 설립자 댄 네이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비용을 공제하고 세금이 계산되었는지 알 수 없어 매우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전직 장관이자 왕실 재정 비판론자인 노먼 베이커 역시 “국왕과 왕세자의 수입이 얼마나 막대한지 보여줄 뿐”이라며 “말만 ‘슬림한 왕실’을 외칠 게 아니라 비용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현재 찰스 3세는 공식 및 사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독립 자산 포트폴리오인 ‘랭카스터 공작령’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2025~26 회계연도 기준 이 공작령을 통해서만 2520만파운드(약 512억원)의 연간 수입이 발생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국왕 부부의 거처와 국고 지원금 규모도 함께 밝혀졌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버킹엄궁으로 이사하지 않고 현재 거주 중인 ‘클라렌스 하우스’에 계속 머물 예정이다.

국왕의 공식 활동과 왕실 유지비를 지원하는 ‘왕실교부금’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2024~25년 기준 왕실교부금은 총 8630만파운드였으나, 버킹엄궁 개보수 공사 등이 마무리되는 오는 2027~28 회계연도에는 3년 만에 거의 두 배에 달하는 1억파운드(약 2032억원) 직전까지 증액될 것으로 확인돼 예산 책임성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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