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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머무는 화요일] 응시

 

응시 

강옥매

 

눈 덮인 언덕에 붉은 눈들이 있다. 

곤줄박이에게 반쯤 먹혀도 빛을 잃지 않았다

 

어디를 바라보기에 저리도 주름졌을까

 

한곳이 뚫어지도록 바라보던

슬픈 눈을 본 적 있다

 

아들 내외 손에 끌려 요양원으로 간 옆집 할머니

현관문을 잡고 버티던 손이 풀리고

싫다는 내색도 못한 채 깊게 흔들리던 눈시울

말을 잃어버린 시선은 다다르지 못하고 붉기만 했다

 

내 지문도 점점 얇아지고 있는데

감식이 안 되는 날이 오면 어느 길목을 헤맬까

 

한 시절을 이겨낸 빛으로 달린 산수유 몇 개

겨울을 이겨낼 산새의 요긴한 양식으로 남겨놓고

 

노랗게 물들 봄이 오길 바랐다

 

한낮을 울리고 간 붉은빛이 하늘에 오래 머물렀다 

 

시인 강옥매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2015년《시에》신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국민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석사과정을 수학했으며, 양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현재 동인 모임  《시촌》에서 활동하며, 시집 『무지개는 색을 어디에 놓고 사라질까』를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