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Q.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A씨는 최근 부친상을 치른 뒤 상속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시가 15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와 금융재산 5억원이다. 상속인은 어머니와 A씨를 포함한 두 자녀다.
가족들은 당장 복잡한 논의를 길게 하기보다 일단 어머니 명의로 아파트 상속등기를 마치고 절차가 끝난 뒤 가족 상황을 봐가며 다시 지분을 나누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A씨는 나중에 명의를 다시 이전하는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한 세금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불안해 세무상담을 신청했다.
상속재산 분할 시점별 세무 비교
구분
최초 협의분할
등기 후 재분할(6개월내)
등기 후 재분할(6개월 후)
기준시점
기간 제한 없음(상속개시일로 소급)
상속세 신고기한 이내
상속세 신고기한 경과
증여세
비과세
비과세
과세(무효 및 취소등 정당한 사유 제외)
(BDO성현회계법인)
A. BDO성현회계법인에 따르면 상속재산은 최초 분할 단계에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나눌 수 있지만 일단 각 상속인의 재산으로 확정된 뒤 다시 이전하면 증여로 볼 수 있다. 당장 등기부터 하기보다 향후 재산의 귀속과 처분 계획까지 고려해 분할 방법을 결정해야 하는 이유다.
상속재산은 반드시 민법상 법정상속분대로 나눌 필요가 없다. 상속인들의 합의에 따라 배우자가 부동산을 단독으로 받고 자녀들이 금융재산을 나누는 등 자유롭게 협의 분할할 수 있다. 상속인들이 처음 진행하는 협의분할에서는 특정 상속인이 법정상속분보다 많은 재산을 가져가더라도 그 차액에 대해 증여세가 발생하지 않는다.
A씨 가족이 협의해 어머니가 1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단독으로 상속받고 자녀들이 금융재산을 나눠 받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동상속인 간 협의분할은 각 상속인이 상속받을 재산을 최초로 확정하는 과정이며 그 법적 효력이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인 상속개시일로 소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초 분할 단계에서는 법정상속분에 얽매이기보다 해당 재산을 누가 계속 보유할지, 단기간 내 매각할 계획이 있는지, 각 상속인의 기존 주택 보유 현황은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할 구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등기·등록·명의개서 등으로 각 상속인의 상속분이 확정된 뒤 재산을 다시 나누는 경우다. 예를 들어 어머니가 아파트를 단독으로 상속등기한 뒤 자녀에게 지분 절반을 넘겨주면 원칙적으로 자녀가 당초 상속분을 초과해 취득한 부분은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본다. 이미 어머니의 재산으로 확정된 것을 자녀에게 다시 무상으로 이전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는 상속세 과세표준 신고기한까지 재분할하는 경우 증여로 보지 않도록 하는 예외 규정이 있다. 피상속인이 거주자인 일반적인 경우 신고기한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다. 한 번 상속등기를 마쳤더라도 이 기간 안에 재분할하면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당초 상속재산 분할에 무효나 취소 등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신고기한이 지난 뒤 재분할하더라도 증여로 보지 않는다. 반면 이러한 사유 없이 신고기한이 지난 뒤 가족 간 단순 합의로 이미 확정된 상속재산을 다시 이전하면 증여세와 가산세를 부담할 수 있다.
결국 A씨 가족이 우선 아파트를 어머니 명의로 등기한 뒤 지분을 다시 나누려면 상속세 신고기한을 넘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한이 지난 뒤에는 단순한 가족 간 재분할도 새로운 증여로 판단될 수 있어서다.
배우자에게 재산을 집중해 상속할 때는 배우자상속공제와 2차 상속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배우자상속공제는 최대 30억원 한도에서 적용돼 1차 상속세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배우자가 상속받은 재산을 이후 자녀에게 무상으로 넘기면 증여세가 발생할 수 있고 배우자가 사망하면 해당 재산은 다시 상속재산에 포함된다.
배우자의 기존 고유재산에 상속재산까지 더해지면 2차 상속에서 더 높은 누진세율을 적용받을 가능성도 있다. 단순히 배우자에게 재산을 몰아주는 것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1차 상속 후 10년 이내에 상속받은 재산이 다시 상속되는 경우에는 동일 재산에 대한 단기간의 이중과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단기재상속 세액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1차 상속세 상당액을 기준으로 1년 이내에는 100%를 공제하고 이후 매년 공제율이 10%포인트씩 줄어드는 구조다.
따라서 배우자의 기존 재산 규모와 상속재산의 향후 가치, 2차 상속 예상 시점 등을 함께 고려해 분할 비율을 정할 필요가 있다. 초기 상속세 부담만 보고 배우자에게 재산을 집중하면 이후 증여나 2차 상속 과정에서 세 부담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정성경 BDO성현회계법인 상무는 “상속재산 분할 시에는 초기 세 부담 경감뿐 아니라 재산의 최종 귀속 구조까지 살펴야 한다”며 “각 상속인의 자산 현황과 양도 계획, 배우자의 2차 상속을 함께 감안해 분할을 결정해야 사후 재분할로 인한 추가 세 부담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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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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