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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 고조로 국내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ETF의 시장가격과 실제 가치 간의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이 기준치(1~2%)를 넘어서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ETF 괴리율 초과 공시 건수는 688건으로 지난해 4월(1060건)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치이다.
올해 1월과 2월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각각 299건, 372건으로 지난 3월에 두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이달들어서도 3거래일만에 158건이 발생하며, 올해 누적 공시 건수는 1517건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3802건)의 약 40%에 달한다.
ETF 괴리율 초과 공시는 전 거래일 기준 괴리율을 바탕으로 공개된다. 괴리율은 ETF 가격과 ETF의 1주당 순자산가치(보유 주식, 선물 등 기초자산)의 차이를 말한다. 괴리율이 양(+)이면 ETF 가격이 실제 자산 가치보다 높게 형성된 상태를 의미하고, 음(-)이면 반대로 낮게 거래되고 있음을 뜻한다. 괴리율의 절댓값이 낮으면 ETF 가격이 기초자산 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높으면 ETF의 가격이 왜곡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자산 ETF의 괴리율 공시는 1%를 초과하면, 해외 투자는 2%를 넘으면 이뤄진다.
평상 시 상황에서 괴리율은 ETF의 기초자산이 해외일 경우 주로 나타난다. 해외시장과 우리나라 주식시장 간 시차 또는 가격 제한 폭의 차이로 인해 가격 괴리가 발생해서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 종료 후, 해외 기초자산의 가격에 큰 변동이 있을 경우 괴리율의 확대가 불가피하다. 이럴 경우 ETF 괴리율은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가 호가를 제시하며 조정되곤 한다.
그러나 지난 달부터 국내 투자 ETF에서도 괴리율이 도드라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중동사태와 유가 급등 등에 영향을 받으며 출렁이자 ETF 가격이 기초자산 가치 변화를 즉각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LP의 가격 조정 속도가 시장 변동성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괴리율이 확대됐다. 지난 달 초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ETF의 괴리율이 -1.23%를 기록하며 초과 공시되기도 했다. 지난 달 4일 14.70% 급락하며 가격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서 괴리율 초과는 더 자주 발생했다. KIWOOM 200선물인버스(12건), TIGER BBIG레버리지(12건), SOL 조선TOP3플러스레버리지(11건), KIWOOM 200선물인버스2X(11건), ACE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11건),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10건) 등은 한 달 동안 괴리율 초과 공시가 10건 이상 발생했다.
최근에는 원유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원유 ETF의 괴리율이 커졌다.
지난 4일 기준 TIGER 원유선물Enhanced(H) ETF의 괴리율은 -5.54%, TIGER 원유선물인버스(H) ETF의 괴리율은 5.49%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괴리율이 크게 벌어진 ETF를 추격 매수할 경우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이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어 투자에 신중할 것을 조언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구조상 괴리율은 어느 정도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도 “괴리율이 크게 벌어진 상태에서 추격 매수할 경우 이후 가격이 기준가격에 수렴하는 과정에서 기대보다 낮은 수익을 얻거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