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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하게 누가 ‘4% 적금’ 드냐"더니…코스피 폭락하자 "차라리 적금 들 걸" [개미의 세계]

9114→5663, 한 달여 만에 33% 폭락

FOMO 사라진 자리에 찾아온 JOMO

“원금 손실 없이 이자까지 주는” 예·적금 회귀 현상

22일 서울 시내 금융기관에 걸린 예금·적금 금리 관련 안내문.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9개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평균 3.21%로 전월 신규 취급 금리(3.04%) 대비 0.17%포인트 상승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A씨(38)는 올해 초 친구 B씨와 가벼운 말다툼을 벌였다. 한창 주식하는 재미에 빠져있던 A씨가 적금만 붓는 친구를 답답해하며 던진 말이 화근이었다. A씨가 주식을 권하며 “코스피 9000 시대에 누가 미련하게 적금을 드냐, 그거 다 손해보는 짓”이라고 하자 B씨가 화를 냈고, 감정싸움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코스피가 9000을 향해 달리던 6월까지만 해도 A씨의 판단이 맞는 것 같았다. 친구들과 대화방에서도 “지금이라도 타야 한다”는 말이 계속 오갔고, 주식 계좌를 만들었다는 인증도 이어졌다. 주식 재미에 푹 빠진 친구들의 단톡방에서 B씨만 조용했다.

그러다 7월이 되자 단톡방은 앓는 소리라 가득 찼다. 호기롭게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에 들어갔던 A씨의 계좌도 순식간에 새파랗게 물들었다. 다들 손실률을 이야기하며 한탄하던 중, 누군가 B씨에게 말했다.

“적금은 100% 원금보장이니 좋겠다, 나도 적금이나 들 걸.”

흔적도 없이 사라진 FOMO

불과 두 달여 전, 사람들은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에 가득 차 있었다. 코스피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9000선을 돌파했다는 뉴스에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주식에 뛰어들었다. 투자자 예탁금은 6월 초 140조원까지 불었고, 신용융자 잔고는 6월 24일 연중 최고치인 38조원을 찍었다.

그러나 코스피 급락과 동시에 FOMO에 시달리던 사람들도 사라졌다.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24일 기준 106조원까지 줄어들며 한 달 새 34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주식 단톡방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손실 규모를 공개하거나 매도 여부를 묻는 글이 잇따랐고,

FOMO 대신 하락장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의미하는 ‘JOMO(Joy Of Missing Out)’가 신조어

로 떠올랐다.

그럴 만한 장이었다. 7월 코스피 월간 낙폭은 -28.94%. 1990년 이후 최대로 1997년 외환위기(-27.25%),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23.13%)를 모두 넘어섰다. 6월 22일 사상 최고치(9114.55) 대비 낙폭은 33.91%에 달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7449조원에서 4993조원으로 2456조원이 증발했다.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뉴욕증시발 반도체주 급등으로 인해 장세가 회복

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던 주가를 모두 회복하진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미련하게 누가 적금 드냐”던 분위기의 급반전

FOMO가 사라진 자리에는 전혀 다른 감정이 들어섰다. 한동안 외면하던 안전자산으로 시선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24일 기준 971조883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21조6885억원 증가한 규모로 올해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지난 6월 4조6837억원 증가에 그친 데 비해, 7월에는 증가 규모가 전월의 약 4.6배로 확대되는 등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이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2.5%에서 2.75%로 인상한 이후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잇달아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달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연 2%대 후반에서 3%대 초반으로 인상하며 예금 유치에 나섰다.

‘역머니무브’ 조짐, 자금은 어디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실이 잇따르자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으로 다시 눈을 돌리는 사람들

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연일 계속되는 변동성 장세에 지친데다, 코스피 폭락으로 인해 실제 손실을 경험한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 없는 예·적금으로 심리적 피로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당분간 정기예금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코스피 조정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저점 매수보다는 예금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단기 여유자금의 정기예금 유입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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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