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2% 내린 6257.45에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롤러코스피’가 또 한 번 요동쳤다. 지난달 31일 직전 거래일 사흘간의 폭락을 딛고 17.91% 오르며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던 코스피가 주말을 지나 3일 하루만에 또다시 5.12% 급락한 6257.45에 장을 마쳤다. 하락과 급등, 급락이 며칠 새 교차하는 초(超)변동성 장세다.
한국 증시가 변동성 장세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증권사들도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3일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1만1500에서 9300으로 약 19% 낮췄고,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30일 하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1만1000에서 8800으로 낮췄다. 한 달 전 코스피 목표치 1만1700을 제시했던 DB증권 역시 지난달 29일 5500선을 코스피 단기 저점으로 제시했다.
‘1만피’ 접었지만 삼전닉스 목표가는 96% 위
불과 한 달여 전만 해도 ‘1만피’를 기본값처럼 제시하던 증권사들의 눈높이가 급락장 이후에야 큰 폭으로 내려온 셈이다. 하지만 지수 전망이 뒤늦게 조정되는 사이에도 시장을 떠받치는 대장주의 개별 목표주가는 여전히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대표적인 종목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두 종목은 지난달 31일 20~30% 폭등하다가 3일 다시 8%대 폭락하는 극단적 변동성을 보였지만, 증권사 평균 목표가와 실제 주가의 괴리는 어느 쪽으로도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 2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지난달 31일 종가(26만2500원·171만8000원)와 최근 1개월 평균 목표가(51만4545원·337만1538원) 간의 차이는 96%에 달했다. 3일 두 종목이 다시 8%대 급락(삼성전자 23만9500원·SK하이닉스 156만7000원)하면서, 목표가와 주가의 간극은 오히려 더 벌어졌다.
148만원과 470만원, 같은 종목 다른 눈높이
단기 불안 심리가 과도하게 반영된 결과로 괴리율이 높게 나타났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측면도 있지만, 목표가가 제때 내려오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이 2000~2024년 국내 애널리스트 보고서 약 74만건을 전수 분석해 지난 5월 공개한 결과를 보면 목표주가를 상향할 때는 평균 61일이 걸린 반면 하향할 때는 평균 72일이 걸렸고 하향 시 조정 폭도 더 컸다.
목표가가 적정주가로 기능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SK하이닉스 목표가는 최저 148만원(BNK투자증권)에서 최고 470만원(한국투자증권)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같은 종목을 두고 최대 322만원의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최저 30만원(BNK투자증권)에 최대 65만원(한국투자증권)이 함께 존재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각각 55만원에서 37만원으로, 420만원에서 280만원으로 33%씩 하향했으나, 이마저도 현재 주가보다 60% 이상 높아 폭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망 아닌 중계”…’매도’ 드문 건 해외도 마찬가지
지금의 괴리는 상승장에서 나타났던 현상과 정확히 대칭을 이룬다. 주가가 오르던 국면에서 목표가는 상승하는 주가를 뒤따라 올리기 바빴다. 그러나 주가가 하락하자 이를 뒤따라가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면서 이를 두고 “전망이라기보다 중계에 가깝다”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러한 낙관 편향은 국내만의 현상은 아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S&P500 종목에 대한 애널리스트 투자의견 가운데 ‘매도’는 4.8%에 그쳤고, 이 비중은 시장의 방향과 무관하게 수년째 5%대에 머물러 왔다.
해외 학계에서도 목표가가 현재 주가에서 멀리 설정될수록 사후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목표가의 상향 편향에 관해서도 인수·자문 관계 등 구조적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목표가라는 수치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그 수치가 어떤 근거로 책정되며, 얼마나 신속하게 조정되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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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