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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명의라 믿었는데…" 가상계좌의 함정 [조선피싱실록]

가상계좌 악용 사기

AI가 생성한 이미지

[파이낸셜뉴스] 지방에 거주하는 A씨는 최근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기존 대출이 많아 은행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았다. 우연히 A씨는 온라인에서 ‘저금리 대환대출 가능’이라는 광고를 보고 상담을 신청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며칠 후 A씨는 대출 상담원이라는 B씨의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은 A씨에게 ” △△은행 상품으로 진행 가능하다”며 “기존 대출을 정리하고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거래실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계좌를 하나 부여할 테니 해당 계좌로 300만원 가량을 입금하면 바로 저금리 대출이 실행된다”고 안내했다.

의심이 들었던 A씨는 해당 은행에 직접 확인해보려 했지만, 상담원은 그럴 새도 없이 A씨를 재촉했다. “지금 진행하지 않으면 한도가 소진된다”며 얼른 결정하라고 말했다. 또 문자로 대출 약정서 등 서류들을 보내며 안심시켰다.

특히 입금해야 할 계좌의 예금주명이 개인이 아닌 ‘○○페이먼트(△△은행)’ 등 금융회사명으로 표시되자 정상적인 금융 계좌로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상담원의 계속된 재촉에 결국 A씨는 안내받은 가상계좌로 수백만원을 입금했다. 이젠 대출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담원은 또 “보증금 성격의 금액을 추가로 넣어야 한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A씨는 이상함을 느끼고 항의했지만, 약속했던 대출은 끝내 실행되지 않았다.

결국 상담원과의 연락도 끊겼다.

해당 계좌는 사기 조직이 관리하는 가상계좌로, A씨는 수백만원을 잃게 됐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사기범들이 가상계좌를 범죄자금 인출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물품거래를 빙자해 가상계좌로 입금을 유도하거나, 저금리대출·신용도 향상을 명목으로 자금 이체를 유도해 이를 편취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상계좌는 카드대금 납부, 쇼핑몰 결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정상적인 거래수단이지만, 이를 악용하면 범죄자금의 이동·은닉 경로로 활용될 수 있다”며 “

거래상대방과 다른 명의의 가상계좌나 금융기관명으로 오인되는 가상계좌로 입금을 요구하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고 조언했다.

전화 한통에 금전뿐 아니라 삶까지 빼앗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조선피싱실록]

은 금융감독원과 함께 고도화·다양화되고 있는 보이스피싱 등의 수법을 세세하게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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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