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실수요자는 핀셋 지원 검토
잔금 등 집단대출은 총량관리 제외
청년층 별도 특례 신설 방안 언급
대출 보증비율 상향 방식도 가능
투기목적·실수요 구분 쟁점 떠올라
이재명 대통령이 집값 상승 주범으로 찍은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부동산대책이 이르면 30일 발표된다. 이번 부동산대책은 유주택자 및 비거주 1주택의 전세대출 제한을 강화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제기된 잔금대출과 이주비 대출 등 집단대출을 총량규제에서 예외로 두거나 청년, 서민 등 실수요자들을 핀셋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제기된 안건을 대책으로 마련하기 위해 세부 시행 방식과 시기를 관계부처와 조율하고 있다.
우선 비거주 1주택자뿐만 아니라 유주택자의 전세대출 규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전세를 쉽게 하도록 서민을 지원해 준다며 전세대출을 거의 무제한으로 해 줬다”며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른 데 전세를 얻는 것까지 굳이 대출해 줘야 하느냐”고 지적한 바 있다.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현행 80%에서 70%로 하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앞서 정부는 6·27 대책에 따라 지난해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수도권·규제 지역에서 100%에서 80%로 낮췄다.
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SGI서울보증보험이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축소하면, 은행들은 대출 부도에 대한 자기자본(비용) 부담이 커진다. 은행들이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결국 대출한도가 낮아지게 된다.
유주택자뿐만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자체가 아예 막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1주택자 수도권·규제 지역 전세대출 한도를 2억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전세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가능성도 커졌다.
쟁점은 투기 목적과 실수요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실제 학교나 직장, 가족 사정 등으로 거주지를 옮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방 근무나 자녀 교육 등으로 불가피하게 집을 비워둔 채 임대를 놓는 사례도 적지 않아 단순히 ‘비거주’만으로 투기 수요로 단정지을 경우 시장에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은 지난해 규제가 강화된 이후부터 전세대출 취급 자체가 크게 줄어든 만큼 이번 대책으로 인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가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 사실상 쐐기를 박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금지는 파급력이 크겠지만 실수요 목적은 제외한다고 밝힌 만큼 제한적일 것”이라며 “가계대출 관리 기조는 계속 강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은 또 잔금대출, 이주비대출 등 집단대출과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공급 확대와 연관된 만큼 규제완화 방식을 들여다보고 있다. 우선 잔금대출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집단대출이 제외되는 방식이 예상된다. 현재 은행권은 대출 절벽을 앞두고 잔금대출 문턱을 높인 상황이다. 이주비대출의 경우 대출한도 산정 기준을 신축 기준으로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울러 청년, 서민 등 실수요자 역시 총량규제에서 제외하거나 정책금융 상품으로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청년·서민 등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규제 적용은 유연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현행 70%에서 80%로 높이거나 청년층을 위한 별도 특례를 신설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세대출 보증비율에서 청년 보증비율을 높여주는 방식도 예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보증비율을 90%로 높이면 신용스프레드가 낮아져서 금리를 인하하는 효과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