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8.12 ⓒ 뉴스1 이종수 기자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나타나고 있다. 2026.7.31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지난 7월 역대급 하락세를 경험한 국내 반도체주가 8월 들어선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선 반도체주가 그동안 급격한 조정으로 저평가 구간에 들어선 데다, 반도체 업황도 구조적인 강세가 지속되면서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4.89%, SK하이닉스는 5.92% 상승했다. 두 종목 모두 지난 10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으로, 해당 기간 각각 16.5%, 12.2%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18일 36만 2500원(종가 기준)에서 7월 30일 20만 7000원으로 6주 동안 42.9%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6월 22일 291만 9000원에서 7월 30일 132만 2000원으로 54.7% 폭락했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7월 31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반전하면서 최근에는 부진을 털어낸 모습이다.
올해 4~5월 반도체 주가가 급등하자 고점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가 약화됐지만, 6월 중순부터 급락세로 큰 조정을 받으면서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에 매수 수요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해석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2027년 주가수익비율(PER)은 3.7배, SK하이닉스는 3.2배 수준까지 하락했다.
과거 주가 급락 사태를 살펴볼 때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KB증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6년까지 삼성전자 주가가 직전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한 사례는 △2008년 -47% △2022년 -47% △2024년 -44% △2026년 -49% 등 총 4차례뿐인데, 과거 세 차례의 경우 저점 형성 후 1개월, 3개월, 6개월 후 주가가 모두 반등했고 최대 상승률은 60%에 달했다는 것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현재 3배 수준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PER은 극단적인 저평가 구간”이라며 “내년 실적 개선 전망이 주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향후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면에서도 희망적인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인공지능(AI) 수요가 고점에 달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도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AI 인프라 기업들의 수주 증가와 투자 확대가 확인되면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도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의 2분기 수주 잔고는 1042억 달러로 1분기(994억 달러)보다 약 5% 늘어났으며, 올해 자본 지출 전망도 기존 310억~350억 달러에서 350억~390억 달러로 높였다. 시장에선 아직 AI 수요가 여전하고,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물가 재상승에 대한 우려가 줄었고, 이에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도 증시 반등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향후 반도체 주가의 변수는 아직 지속 중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리스크가 지목된다. 조만간 발표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의 추가 상승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직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증권업계는 긍정적인 견해가 좀 더 우세하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6월 말 이후 한국 반도체는 과격한 주가 하락을 경험했는데, 사이클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과도한 하락이었다”며 “향후 주가의 정상화를 이끌 긍정적 변화가 다량 표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다 긍정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