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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수에 발 담그고 자리물회 한입 ‘제주는 아직 한여름'[Weekend 레저]

제주관광공사 추천 ‘4色 제주여행’

월대천 계곡부터 협재 해수욕장까지

섬 곳곳에서 즐기는 늦여름 물놀이

벤자리회·보리개역·초당옥수수…

여름 밥상에는 제철 별미가 한가득

대평리·하도리서 만나는 느린 제주

해안절벽·잔잔한 바다 바라보며 힐링

뜨거운 태양 피해 만장굴·비자림으로

산지 페스티벌에선 제주의 밤 만끽

아직 끝나지 않은 제주의 여름 속으로

제주시 구좌읍 김녕에 있는 청굴물은 해안가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용천수가 만든 맑고 푸른 물빛이 인상적인 곳이다. 제주관광공사 제공

여름도 어느덧 끝을 향해 가고 있지만, 반도의 끝자락 제주에선 여전히 여름을 만끽할 시간이 남아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올여름 여행 키워드는 단연 ‘제철’이다. 여름꽃이 피어난 길을 걷고, 차가운 용천수에 발을 담그고, 여름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긴 뒤 제철 음식을 맛보는 식이다. 해가 지면 한낮의 열기가 가라앉은 마을과 숲, 문화유산을 찾아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는 여름밤을 즐길 수도 있다. 여름이 다 가기 전, 제주를 즐길 수 있는 4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곽지해수욕장 과물노천탕

김녕리 어촌체험휴양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해녀체험

■바다에 뛰어들고, 용천수에 발 담그고

여름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물놀이다. 꼭 유명 해수욕장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제주 구석구석에는 바다와 용천수,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다양한 여름 물놀이 공간이 있어서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에 있는 청굴물은 예부터 지역 주민들이 몸을 식히던 대표적인 용천수다. 맑고 투명한 물빛 덕분에 인생샷 명소로도 꼽힌다.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용천수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감탄을 자아낸다. 강정천과 월대천도 여름철 차가운 물줄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바닷물과는 또 다른 서늘함을 느끼며 잠시 발을 담그고 쉬어가기 좋다.

본격적인 해수욕을 원한다면 협재와 금능, 이호테우, 곽지, 화순금모래 등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제주 주요 해수욕장은 오는 9월 6일까지 운영되며, 협재와 이호테우 등 일부 해수욕장은 밤 9시까지 연장 운영돼 밤바다의 정취까지 선사한다.

제주 바다를 좀 더 특별하게 경험하고 싶다면 해녀 체험이나 스노클링도 좋은 방법이다. 김녕리 어촌체험휴양마을이나 법환 해녀체험센터에선 얕은 바다에서 물질을 배우고 해산물을 채취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단, 해양 체험은 기상 상황에 따라 일정이 변동될 수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수다.

바다에서 나왔다면 이번에는 해안마을로 이동해보자. 협재 앞바다의 비양도는 한림외항에서 배를 타고 약 15분이면 닿는 ‘섬 속의 섬’이다. 섬을 한 바퀴 천천히 걸으며 검은 현무암과 푸른 바다, 낮은 마을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본섬과는 또 다른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제주의 여름 별미 자리물회

보릿가루에 물을 타 마시는 보리개역

달콤한 제주의 맛 초당옥수수

■물회부터 초당옥수수까지, 여름의 맛

여행에서 계절을 가장 확실하게 느끼는 방법은 단연 ‘음식’이다. 제주 여름 밥상에는 이 시기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들이 가득하다.

대표적인 것이 자리물회다. 매콤새콤한 국물에 잘게 썬 자리돔과 채소를 듬뿍 넣은 자리물회는 뜨거운 날씨에 달아난 입맛을 단숨에 되살려준다. 부드러운 식감의 벤자리회와 고소한 보리개역(보릿가루 음료)까지 곁들이면 제주 사람들이 무더위를 이겨내온 지혜까지 온전히 맛볼 수 있다.

초당옥수수도 제주의 여름 별미다. 6월 말부터 한 달간이 제철이지만, 바다를 건너온 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듬뿍 품은 덕에 이맘때까지도 달콤한 맛을 전한다. 초당옥수수를 듬뿍 넣어 만든 아이스크림이나 빙수, 라떼 같은 이색 메뉴 역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8월 제주에서는 달콤한 과일들도 풍성하다.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블루베리와 말랑하고 진한 단맛의 무화과가 한창 무르익는 시기다. 일부 농장에서는 직접 수확하는 체험도 가능해 미식과 여행의 기억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제주의 여름 음식은 거창한 미식 여행보다 마을 식당과 시장을 천천히 찾아가는 방식이 잘 어울린다. 낮에는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고, 늦은 오후에는 시장이나 마을 식당에서 제철 음식을 맛본 뒤 해질녘 다시 바다로 나가는 식이다. 이렇게 하루의 동선을 짜면 제주 여름은 풍경뿐 아니라 맛으로도 기억된다.

제주 남쪽마을 대평리

■유명 관광지 대신 고즈넉한 마을로

관광지의 풍경이 뻔하다고 느껴진다면 이번에는 제주의 마을로 발길을 옮겨보자.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는 바다와 절벽이 만나는 마을이다. 대평포구 앞에 펼쳐진 바다 뒤로 박수기정이 병풍처럼 솟아 있고, 해 질 무렵이면 절벽과 포구가 붉은 빛으로 물든다. 박수기정이란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기정’이 합쳐진 지명으로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곳이다.

제주 동쪽의 하도리는 또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성산일출봉에서 가까운 하도리는 우도와 면하고 있는 작은 바닷가 마을로, 맑고 얕은 바다와 넓게 열린 수평선, 잔잔하게 번지는 물빛까지 색다른 제주를 선물한다. 화려함을 뽐내는 다른 관광지들에 비해 조금 느리고 조용한 분위기 덕분에, 최근에는 TV광고 촬영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하도해수욕장 일대는 에메랄드빛 바다를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여름 명소로 명성이 높다. 투명카약을 타고 바다 위를 천천히 지나가다 보면, 투명한 바닥 아래로 반짝이는 물결과 제주 바다가 그대로 펼쳐진다.

하지만 하도리의 매력은 단순히 ‘예쁜 바다’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을이 번지는 하도해수욕장과 철새도래지 풍경이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고, 주변에는 별방진, 토끼섬, 문주란 자생지 같은 숨은 장소들도 있다. 또 이곳 어촌체험마을에선 해녀 체험도 운영하고 있어 여행 일정이 맞는다면 제주의 자연을 ‘보는 여행’에서 ‘체험하는 여행’으로 바꿀 수도 있다.

■낮에는 숲, 밤에는 축제…여름의 완성

뜨거운 태양을 피해 숲과 바람을 찾아 떠나는 코스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압권이 비자림이다. 빽빽한 비자나무가 만들어낸 그늘 아래를 걷다 보면 뜨거운 바다와는 전혀 다른 제주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최근 다시 문을 연 만장굴도 더위를 식히기 좋은 최적의 힐링 쉼터다.

해가 지면 제주의 밤은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서귀포 새연교는 서귀포항과 새섬을 잇는 보행자 전용 다리로 일몰을 감상하기 좋고, 천지연폭포는 밤 10시까지 운영돼 낮과는 전혀 다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또 제주시내에 있는 제주목 관아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야간 무료 개장을 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문화유산 여행지로 제격이다.

여름밤의 제주를 축제로 즐기는 방법도 있다. 오는 22~23일과 29~30일에는 제주시 산지천 일대에서 ‘컬러풀 산지 페스티벌’이 예정돼 있다. 뜨거운 해수욕장에서 벗어나 제주의 밤을 경험하고 싶다면 여행 일정에 지역 축제 하나를 넣어보는 것도 좋다.

제주의 여름을 즐기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더우면 숲과 물을 찾고, 배가 고프면 제철 음식을 맛보고, 해가 지면 고즈넉한 마을을 천천히 걸어보는 것. 꽉 짜인 일정 대신 계절이 내어준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올여름이 다 가기 전, 아직 끝나지 않은 제주의 여름 속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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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