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은행 대출 막히자 저축은행·대부업 ‘기웃’

고금리 비은행권 대출로 내몰려

대출 실행시 중개료 받는 구조 탓

비교플랫폼도 대출한파 영향권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되면서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캐피탈·대부업 등 비은행권으로 향하고 있다. 대출 한도 축소·신규 취급 중단 등을 이유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대출비교플랫폼 핀다의 6~7월 신용대출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은행권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 조회 건수는 지난 6월 한달간 116만897건에서 7월 한달 62만249건으로 46.6% 감소했다.

실제 대출을 받으려는 대출 신청·약정 수요도 빠르게 위축됐다.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 신청 건수는 2699건에서 1739건으로 35.6% 감소했다. 대출약정은 501건에서 334건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대출 신규 취급을 제한하면서 차주들의 한도 조회가 실제 대출 신청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차별 흐름을 보면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인 6월 첫주 은행 상품 한도 조회는 약 28만건에 달했다. 대출 신청과 약정도 각각 720건, 164건을 기록했다.

주요 은행들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 이후인 7월 셋째주에는 한도 조회가 약 15만건으로 6월 첫주와 비교해 47% 급감했다. 대출신청은 431건, 대출약정은 79건에 그치며 각각 40.1%, 51.8% 줄었다. 우리은행이 지난 6월 12일 대출비교플랫폼을 통한 신규 대출 취급을 중단한 데 이어 다른 은행들도 공급 규모를 줄이면서 6월 하순부터 조회·신청·약정 건수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부업 등 비은행권 상품을 찾는 차주는 늘었다. 7월 캐피탈과 대부업의 신용대출 한도조회 건수는 6월보다 각각 11.3%, 13.1% 증가했다. 은행에서 원하는 한도를 받기 어려워진 차주들이 자금 마련을 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상품까지 함께 살펴보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밀려난 차주들이 곧바로 고금리의 비은행권 대출을 실행하진 않겠지만 이용 가능한 상품을 찾기 위해 여러 업권의 한도를 폭넓게 확인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은행권 주담대 상품의 한도조회 건수는 7월 들어 6월 대비 15.9% 감소했다. 반면, 대부업은 10.9%, 보험사는 3.9%, 저축은행은 3.2% 증가했다.

은행권의 대출 공급 제한이 장기화할 경우 차주들이 고금리인 비은행권으로 밀려나 이자 부담이 커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충분한 한도를 받기 어려워지면서 차주들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대부업 상품까지 비교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권의 대출 공급 제한이 장기화해 비은행권 대출 이용이 늘어나면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신용도 관리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덩달아 대출비교플랫폼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은행들이 플랫폼을 통한 대출 모집을 중단하거나 공급 한도를 축소하면서 차주가 상품을 조회하더라도 대출신청과 약정으로 연결되기 어려워져서다. 대출비교플랫폼은 통상 대출이 실행될 때 금융회사로부터 중개수수료를 받는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대출 한파’가 지속되면 플랫폼 중개 실적과 수익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