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19 ⓒ 뉴스1 황기선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회생 관련 정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홈플러스 기업회생 및 관련 검사·감리·조사 등 현황 보고를 하고 있다. 2026.7.21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처우를 개선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시험 감독 업무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고 불필요한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직원들의 재취업 규제 완화 필요성까지 직접 제기하면서 조직 내부의 근무 여건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조직발전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내부에 안내했다. 조직발전마일리지는 조직 발전을 위한 개선 활동에 마일리지를 부여하고 연말에 우수 직원을 포상하는 제도다.
개편안에 따르면 개인 포상 인원은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기존 20만 원이던 포상금은 10만~30만 원으로 지급하며 표창장도 수여한다. 최우수상 수상 실적은 학술연수 대상자 선정 때 참고 사항으로 반영된다. 부서 부문도 신설한다. 최우수 부서를 선정해 포상금 50만 원을 지급하고 조직업무실적 평가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항목별 적용 시기는 다르다. 포상 확대는 내년 연말 포상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관련 예산을 협의하고 있다. 학술연수 선정 반영은 2028년부터, 조직업무실적 평가 반영은 2027년 하반기 평가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시험 감독 업무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했다. 주말이나 휴일에 시험 감독을 맡아야 하는 데다 수당만으로는 업무 부담을 보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 원장은 앞서 임원 회의에서도 시험 감독 업무를 맡는 직원들에게 추가적인 보상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직발전마일리지 개편에도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려는 이 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에도 마일리지를 부여했으며 이번에 1점을 추가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 원장은 평소에도 직원들의 불편점을 개선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 준비 과정에서는 이 원장의 지시에 따라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국정감사 전날 대기 인원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는 전 부서가 대기하거나 국회에 다수 인력이 나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팀장과 필수 인력 위주로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워크 다이어트’도 진행 중이다. 사내 게시판을 정비하는 등 직원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개선 과제도 추진하고 있다.
구내식당 지원도 확대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예산 협의 과정에서 중식 보조 재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식당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식비가 기존보다 크게 늘면서 식사 품질도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금감원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총액인건비 개선’ 등에 대해서는 공감대는 있지만 예산 문제이다 보니 금융위원회와 협의가 필요해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직원들의 재취업 심사 규제를 완화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원장은 지난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4급 이상 직원에게 적용되는 재취업 심사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한국은행은 2급 이상 직원부터 재취업 심사 규제를 적용하는 반면, 금감원은 4급 이상부터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 원장은 금감원 4급이 공무원 5~6급 수준이고 대상자가 800여 명에 달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첨언했다.
이 원장은 당시 “직업선택의 자유와 관련된 부분을 해소해 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제도적으로 적극 검토해 달라”고 했다.
이 원장은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업종에 대한 규제 강화에는 “일정 부분 수용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해 관계인과의 접촉을 강력하게 차단하기 위해 저를 중심으로 내부적으로 준비 중”이라며 “오해나 우려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에서 금융 전문가로 성장한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고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젊은 직원들의 퇴사나 전문 인력의 이탈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원장은 취임 후부터 직원들과 꾸준히 점심 간담회를 이어가며 내부 소통에도 힘을 쏟고 있다. 권위적 조직문화를 완화하고 직원들과 소통을 통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