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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계속 사줄까…99조 개미 다음은 ‘500조 퇴직연금’ [증시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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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기금형 확대에 연금머니 본격 유입 “국내 증시 체질 바뀐다”

6월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97% 오른 8476.48로,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0.48% 내린 916.18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개인 투자자에 이어 하반기에는 50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이 새로운 장기 투자자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5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비중도 54.3%로 절반을 넘어섰다. 원리금보장형이 여전히 75.4%를 차지하지만 실적배당형 비중은 24.6%까지 확대되며 투자 성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난 6월 30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99조17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도 대금이 149조457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증시 랠리를 주도한 것이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증시를 끌어올린 개인 순매수 자금의 상당 부분이 신용거래 확대보다 가계 소득 증가와 금융자산 재배분에서 나왔다고 분석했다. 은행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이 흐름이 퇴직연금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증시를 개인이 끌어올렸다면 하반기에는 퇴직연금이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금 자금은 시장이 흔들려도 꾸준히 유입되는 성격이 강해 국내 증시의 체질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 깨고 주식으로…이젠 연금도 ETF 산다

퇴직연금의 변화는 이미 숫자로 확인된다. 실적배당형 적립금은 2023년 49조1000억원에서 올해 1·4분기 145조5000억원으로 급증했고, 퇴직연금 계좌 내 ETF 잔액도 같은 기간 9조원에서 48조7000억원으로 5배 이상 늘었다. 디폴트옵션 도입 이후 원리금보장형에서 ETF와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투자형 상품으로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배당형 가운데 주식형과 주식혼합형 집합투자증권은 33조1000억원 증가하며 퇴직연금 성장세를 이끌었다. 반면 채권형 투자 비중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퇴직연금 자금이 예금과 채권 중심에서 주식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수진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금형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ETF 활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ETF는 다양한 자산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고 운용 비용이 낮으며 투명성이 높아 기금형 퇴직연금의 핵심 운용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개인 장세에서 연금 장세로…시장 체질 바뀐다

증권가는 이번 변화를 단순한 자금 유입이 아닌 시장 구조 변화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노사정은 올해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방향에 합의하고, 푸른씨앗을 300인 이하 사업장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계약형 퇴직연금의 한계를 보완하고 가입자 수익률 제고와 장기 투자 기반 확대를 위한 조치다.

미국은 401(k)를 기반으로 패시브 투자 문화가 정착됐고, 호주는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을 통해 투자자산 중심의 연금 운용 체계를 구축했다. 두 국가 모두 연금 자산이 금융시장의 핵심 장기 투자자금으로 성장하며 시장 구조를 바꾼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국내 역시 영국처럼 점진적인 기금형 전환 과정을 거쳐 장기적으로는 연금이 증시의 핵심 수급 주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수혜 기업의 성격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 적립식 자금은 단기 테마보다 시가총액이 크고 실적이 안정적인 기업,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ETF를 중심으로 대형 우량주와 실적·주주환원 기업에 장기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머니무브의 핵심은 빚투보다 소득 증가와 금융자산 재배분, 퇴직연금 투자 확대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증시로의 자금 이동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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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계속 사줄까…99조 개미 다음은 ‘500조 퇴직연금’ [증시는 왜]

상반기 국내 증시를 이끈 개인 투자자에 이어 하반기에는 500조원을 넘어선 퇴직연금이 새로운 장기 투자자금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은행 예금에 머물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진행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이 흐름이 퇴직연금으로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