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AI의 역습… 메타·마소 덮친 잔혹한 ‘비용 청구서’
“우리는 AI로 돈 번다”… 순익 81% 폭증하며 시장 지배한 구글
클라우드 영업익 3배 ‘잭팟’, 배당 인상까지… 비용 공포 잠재운 황제주의 품격
2004년 이후 최고 한 달을 보낸 구글… 시총 1위 턱 밑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의 구글 로고가 보이고 있다.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당신, 작년에 내가 구글 사자고 할 때 왜 말렸어? 지금 앞집은 구글 판 돈으로 가족 여행 간다는데, 우린 이게 뭐야!”
월스트리트의 ‘빅테크 슈퍼위크’,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정집 거실에서는 뼈아픈 탄식이 쏟아졌다.
알파벳(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글로벌 시가총액 최상단을 지배하는 공룡 기업들의 사상 초유 동시 실적 발표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계좌를 천국과 지옥으로 갈라놓았다.
‘AI(인공지능) 혁명’이라는 같은 배를 탔음에도,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며 누구는 벼락부자가 되고 누구는 벼락거지가 되는 잔혹한 성적표가 공개된 것이다.
■ 메타의 10% 폭락, 마소의 4% 하락… ‘AI 기대감’이 불러온 잔혹한 역풍
메타는 실적 발표후 무려 10%의 대폭락을 경험했다 연합뉴스
가장 먼저 피를 흘린 곳은 메타(Meta)였다. 메타는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주가가 10% 이상 곤두박질쳤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가 수익 창출 전까지 “다년간의 막대한 AI 투자 주기”가 필요하다고 경고하자, 투자자들은 ‘비용 쇼크’의 공포에 질려 매도 버튼을 눌렀다. 거대 장대음봉이 뜨며 무려 10%가 넘는 폭락을 기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안정의 대명사’ 마이크로소프트(MSFT)마저 하락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MS는 핵심인 애저(Azure) 클라우드 매출이 31% 급증하는 등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당연히 어닝 서프라이즈였고, AI시대를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는 충실한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껏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는 가혹했다. AI CAPEX(설비투자) 증가에 대한 우려와 메타가 쏘아 올린 ‘비용 공포’가 섹터 전반을 덮치며, MS의 주가 역시 장중 398달러 선까지 밀리는 등 4% 가까운 마이너스로 정규장을 마감했다.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시장의 ‘초격차’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가차 없이 철퇴를 맞는 무서운 장세가 연출된 것이다.
■ “왕의 귀환” 구글, 말도 안돼는 실적으로 시장을 찢어버리다… 무려 10% 핵폭발!
4월 30일 구글 주가
모두가 공포에 떨며 추락할 때, 나 홀로 폭주하며 시장의 모든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절대 존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알파벳(구글)이다.
구글의 1분기 성적표는 그야말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전년 동기 대비 22% 폭증한 1099억 달러의 매출을 찍으며 2022년 이후 최대 분기 성장률을 갈아치웠다. 순이익은 무려 81%가 수직 상승한 626억 달러, 주당순이익(EPS)은 5.11달러를 기록해 월가의 기대치를 아득히 상회했다.
이 압도적 실적을 견인한 심장은 단연 ‘클라우드’였다.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63% 폭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 고지(200억 2000만 달러)를 밟았고, 영업이익은 66억 달러로 1년 만에 3배나 뛰어올랐다. 더욱 소름 돋는 지점은 수주 잔고다. 한 분기 만에 2400억 달러에서 460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폭증하며 향후 2년간 쏟아질 거대한 현금 폭우를 예고했다.
구글 AI 제미나이 소개하는 마니쉬 굽타 디렉터.연합뉴스
이는 단순히 매출이 늘어난 것을 넘어, 월가에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기업용 AI 모델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수요가 폭발하면서, “AI 투자가 더 이상 밑빠진 독이 아니라 본격적인 황금알을 낳기 시작했다”는 전환점을 구글이 최초로 증명해 냈다. 순다르 피차이 CEO가 “AI가 우리 비즈니스의 모든 부분을 밝히고 있다”고 자신한 이유다.
여기에 본업인 검색(604억 달러)과 유튜브 광고(98억 8000만 달러)까지 굳건하게 뒷받침되자, 구글은 올해 AI 인프라 자본지출(CAPEX)을 최대 1900억 달러까지 상향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경쟁사들이 비용에 짓눌릴 때, 구글은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바탕으로 선제적 인프라 장악에 나선 것이다.
시장의 환호에 쐐기를 박듯 배당금까지 0.22달러로 인상하자, 구글의 주가는 폭등했다. 장중 9%가 넘어섰고 애프터장과 주간장까지 포함하면 이미 10%가 넘어서며 400불 고지를 향해 돌진중이다.
구글은 2004년 이후 최고의 한 달을 보냈다. 그리고 엔비디아를 턱 밑까지 추격하며 시총 1위 등극을 눈 앞에 두고 있다.
■ “다음 폭발은 어디인가?”… 구글 열차가 떠난 자리,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4월 30일 현재 시가총액
“여보, 우리도 지금 따라 사야 해?”
오늘 밤 수많은 거실에서 이 질문이 반복되겠지만, 잔혹하게도 승패는 이미 갈렸다.
고점의 공포를 이겨내고 바닥에서 구글을 낚아챈 ‘승부사’들에게 지금은 마켓캡 4조 6천억 달러 돌파를 관망하며 즐기는 축제의 영역일 뿐이다.
하지만 좌절하긴 이르다. 구글이 쏘아 올린 축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전쟁의 시작이다.
월가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구글처럼 ‘폭발의 임계점’에 도달해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넥스트 대장주들이 숨죽여 때를 기다리고 있다.
막대한 AI 전력을 감당할 에너지 대안주부터, 차트의 끝자락에서 방향을 정하려는 거대한 야생마들까지. 어제의 벼락거지를 면치 못했다면, 내일 터질 화약고를 찾아 그물을 던져야 한다.
떠나간 구글만 보며 배 아파할 것인가, 아니면 다가올 ‘제2의 구글’을 위해 피 튀기는 전장으로 뛰어들 것인가. 월가의 시계는 패자를 위해 멈춰주지 않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