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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을 확대하면서 오는 10월까지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시장 개입이 달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쏠림이 완화되고 코스닥과 원자재·산업재로 매수세가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27일 올해 상반기 증시에 대해 “지난 4월부터 6월 중순까지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가 상승을 주도했다”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출시 이후 반도체주에 레버리지 투자가 집중되면서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지만 코스닥과 상당수 종목은 상승장에서 소외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달 삼성전자의 2·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 우려와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맞물리면서 증시가 급락했다. 다만 지난달 말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쌓여 있던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부분 청산된 것으로 이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달 국내외 주식시장 흐름을 바꾼 계기로는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가 꼽힌다. 미 재무부는 다음 달 9일부터 11월 4일까지 10~30년 만기 국채의 바이백 한도를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다.
국채 바이백은 재무부가 기존에 발행한 국채를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조치다. 장기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면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낮아진다. 장기금리는 미국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민간 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부가 가계의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해당 발표 이후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1%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연구원은 미 재무부의 바이백 결정이 장기금리 상단을 억제하는 동시에 달러 약세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서 결정돼야 할 장기금리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낮추려 한다는 인식이 미국 재정과 달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장기금리를 정책적으로 누르는 과정에서 미국 국채시장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며 “금리 상승을 막는 효과에 신뢰성 저하까지 더해지면서 달러는 약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84.8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는데, 이달 초 1432.5원 대비 50원 가까이 떨어졌다.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금과 비트코인 등 달러 대체자산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로 가격이 표시되는 원자재 역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커진다.
이 연구원은 “금은 대표적인 달러 대체자산이고 비트코인도 일정 부분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며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 금과 비트코인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비철금속 등 원자재 관련주와 플랜트·기계·원전 등 산업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에너지·인프라 투자 확대도 산업재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달러 약세는 국내 증시의 종목별 온도 차도 줄일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나타내면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유입 여건이 개선된다.
지난 상반기에는 원화 약세에도 반도체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이 같은 공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반도체 쏠림이 완화된 현재는 달러 약세 효과가 코스닥과 중소형주까지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는 당분간 박스권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급락 이후 레버리지 청산이 마무리된 데다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까지 발표해 추가 급락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봤다. 다만 주주환원 기대가 이미 반영됐고 이익 증가 속도도 둔화할 수 있어 시장을 다시 독점적으로 끌어올리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이 연구원은 달러 약세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조치가 11월 4일까지 적용되는 만큼 중간선거 이후에는 장기금리와 달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9월과 10월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도 환율 변동성을 키울 변수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지금은 반도체의 추가 반등을 쫓기보다 달러 약세가 만들어낼 새로운 주도주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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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