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코스피 상승세를 타고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도 다시 불어나고 있다. 신용융자 잔고는 38조원대까지 늘었고, 단기 레버리지 지표인 위탁매매 미수금도 2조원을 넘어섰다. 변동성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만큼 늘어난 빚투가 상승장의 연료가 될지, 조정장의 뇌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7조7616억원으로 지난해 말 27조2900억원 대비 약 10조5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으로 레버리지 자금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유가증권시장 신용융자는 지난해 말 17조1260억원에서 최근 29조3296억원으로 70% 넘게 증가한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10조1603억원에서 8조4319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개인 자금이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주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 레버리지 거래도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해 말 8972억원에서 최근 1조5632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 25일에는 2조688억원까지 치솟았다. 미수금은 결제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은 금액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단기 레버리지 지표다.
실제 시장 변동성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70대였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개장 직후 97.99로 치솟으며 2009년 해당 지수의 공식 발표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찍은 뒤 96.94에 마감했다. 신용잔고와 미수금이 동시에 늘어난 상황에서 변동성까지 확대되면 조정 시 레버리지 자금이 매도 물량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신용융자 증가를 곧바로 과열 신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상승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가 함께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 데다, 투자자예탁금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2·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차익실현이 본격화될 경우 늘어난 신용거래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수급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개인 수급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은 아직 제한적”이라며 “2·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기대감 소멸에 따른 차익실현과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실적뿐 아니라 개인 수급과 시장 유동성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점검해야 하는 시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상승장의 지속 여부는 레버리지 규모 자체보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는지에 달렸다고 보고있다. 실적이 기대를 충족한다면 늘어난 신용거래가 상승장의 연료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대가 꺾일 경우 높은 변동성과 맞물려 하락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해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매도 압박을 받고 있고 신용융자가 과거 대비 많이 늘어난 점은 불리하다”며 “결과적으로 코스피가 수급 불안을 극복하고 지수 반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도업종의 빠른 회복세, 시가총액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기여도가 절대적인 반도체 부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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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조원 ‘빚투’ 돌아왔다…변동성 키울까, 상승장 밀어줄까
코스피 상승세를 타고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도 다시 불어나고 있다.
실적이 기대를 충족한다면 늘어난 신용거래가 상승장의 연료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기대가 꺾일 경우 높은 변동성과 맞물려 하락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