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공동명의 공제 1인 9억→6억…’보유보다 거주’가 절세 기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Q.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한 50대 직장인 A씨는 배우자와 해당 주택을 50%씩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 주택에는 거주하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된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비거주 주택의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높이는 내용이 담기면서 A씨의 고민도 커졌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지, 이를 줄이려면 실제 거주해야 하는지 궁금해 세무상담을 신청했다.
A. KB증권에 따르면 2026년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기존 ‘보유 중심’ 과세체계를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상대적으로 완화하는 반면 고가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는 방향이다.
비거주 1주택 공동명의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현재 1인당 9억원이다. 지난 8월 3일 발표된 당초 개편안에는 이를 4억원으로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수정안에서 6억원으로 상향 조정됐지만 현행보다 공제금액이 줄어 세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현행 60%에서 70%로 인상되고 초고가주택의 세율도 높아질 예정이다. 특히 다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은 2028년 이후 80%까지 인상된다. 내년 공시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 실제 세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 다주택자는 공제금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적용세율 변화를 함께 살펴야 한다.
A씨의 아파트 공시가격이 2026년 34억9100만원에서 2027년 39억4200만원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부부 합산 종부세는 현행 약 580만원에서 수정안 적용 후 약 1432만원으로 늘어난다. 현재의 약 2.5배다. 기본공제가 1인당 9억원에서 6억원으로 줄고 공정시장가액비율은 60%에서 70%로, 적용세율은 1.0%에서 1.3%로 높아진 결과다.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특례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가정한 금액이다.
A씨 부부가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면 각각 9억원의 기본공제가 적용된다. 다만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인상의 영향은 그대로 받아 부부 합산 종부세는 약 898만원으로 현행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도세도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된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다. 개편안이 시행되면 2028년부터 보유기간 공제 비중이 줄고 2029년부터는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가 폐지된다. 이후에는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씩 공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실거주 1주택자가 받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지만 거주기간이 짧거나 실제 거주하지 않은 1주택자는 공제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 다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도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A씨는 해당 아파트에 실제 거주하지 않아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30%를 공제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개편안이 적용되면 거주기간에 따른 공제만 가능해 실제 거주 없이 주택을 팔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0%가 될 수 있다.
조승희 KB증권 세무전문위원은 “이번 세제개편으로 주택을 얼마나 오래 보유했는지보다 실제로 어떻게 거주했는지가 중요한 절세 기준이 될 수 있다”며 “1주택자는 향후 종부세와 양도세를 함께 고려해 비거주 주택을 실제 거주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장기간 실제 거주하더라도 초고가주택의 경우에는 세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종부세 1세대 1주택자 세액공제 한도는 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으로 설정될 예정이다.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신설된다. 이에 따라 예상 종부세와 양도세를 먼저 계산한 뒤 증여 여부와 매도 시기를 결정하고 세금 납부에 필요한 유동성도 미리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정부안으로 입법 과정에서 세부 내용이 변경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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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