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와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6.07.30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미국 중간선거 여파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번지며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들이 시장의 비관론에 휩쓸려 곤두박질치는 형국이다.
하지만 증시의 이 같은 공포 심리와 달리, 현업에서 확인되는 반도체 수주와 실적 지표는 사상 최대 호황을 가리키고 있어 ‘실적과 주가의 기형적 괴리’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경제·시사 전문 채널 ‘교양이를 부탁해’에 출연한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금융시장을 흔든 뇌관으로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 지형 변화를 지목했다. 텍사스 주지사 선거 등에서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자, 월가를 중심으로 빅테크의 신규 데이터센터 착공과 전력망 인허가에 급제동이 걸릴 것이란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선엽 대표는 산업 현장의 속사정이 시장의 비관론과 결이 다르다고 짚었다. 신규 데이터센터 진입 장벽이 높아질수록 아마존 등 이미 인허가를 마치고 거대 인프라를 확보한 기존 하이퍼스케일러의 몸값은 오히려 치솟기 때문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생성형 AI 선도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막대한 연산 자원을 필수적으로 확보해야만 하고, 인프라 공급이 지연되면 기존 데이터센터를 잡기 위해 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규제 이슈가 오히려 선점 기업의 협상력을 높이는 역설적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시장 일각에서 제기하는 ‘AI 거품론’ 역시 기업의 생존 방정식과 투자자의 단기 시각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이 대표의 분석이다. 빅테크들이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벌어들이는 수익을 훌쩍 뛰어넘는 천문학적 설비투자(CAPEX)를 쏟아붓다 보니 일시적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구조다. 과거 구글이 검색 시장을, 삼성전자가 메모리 치킨게임에서 승리해 시장을 독식했던 것처럼, 지금의 미국 빅테크 역시 출혈을 감수하면서 경쟁사를 고사시키는 ‘독점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빅테크의 패권 다툼 속에서 가장 가혹한 매를 맞고 있는 곳이 공급망 끝단에 위치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다. 이선엽 대표는 통상 반도체 주가가 급락했던 과거 침체기에는 예외 없이 1~2개 분기 안에 글로벌 고객사의 주문 취소나 감축(오더컷)이 잇따랐지만,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 공급 계약이 2035년까지 늘어나고 SK하이닉스의 HBM 물량은 향후 3년 치가 이미 완판되는 등 전례 없는 역대급 주문 폭주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 메모리 제조사의 고객사는 미국 빅테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각국 정부가 자체 AI 망을 구축하는 ‘소버린 AI’ 수요와 글로벌 기업향 물량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고객 다변화도 이미 이뤄진 상태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의 경우 본주와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간 괴리율이 40%를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 내부의 수급 꼬임과 과도한 투매 심리가 하락을 부채질했다고 이 대표는 짚었다.
이 대표는 현재 국내 반도체 주가 수준이 내년도 기업 이익이 70% 이상 급감하는 최악의 공황 국면을 가정한 수치라며, 시장의 밸류에이션 잣대가 완전히 마비된 채 비이성적 공포만 반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다가오는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발표를 거치며 견고한 공급 계약과 이익 성장이 숫자로 증명되는 순간, 극단적으로 벌어진 주가와 실적 간의 틈은 가파르게 메워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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