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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망가뜨릴 수 있다"…만취 승객, 택시 기사 목 조르고 폭언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파이낸셜뉴스] 만취한 택시 승객이 운행 중인 기사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한 사건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20년 경력의 택시 기사 A씨는 앞서 3월 15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술에 취한 남녀 승객을 탑승시켰다. 사건은 목적지로 설정됐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도달한 시점에 발생했다.

A씨는 당시 승객들에게 “아파트 입구까지 더 올라갈 것이냐”고 질문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했고, 이에 당초 설정된 목적지인 지하주차장에 차량을 정차했다.

그러나 차량이 멈춘 뒤 남성 승객은 갑작스럽게 “더 올라가자”고 요구하며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A씨가 “이미 결제가 끝났고 아까 물어보지 않았느냐”고 답하자, 해당 남성은 “돈 더 주면 되지 않냐”, “택시 기사가 말이 많다”며 폭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A씨는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손님 같은 사람 못 모시겠다. 내려달라”며 하차를 요구했다. 하지만 남성 승객은 동승했던 여성만을 먼저 내리게 한 뒤 분노를 표출하며 기사석 뒤로 접근해 왼팔로 A씨의 목을 강하게 압박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에는 남성이 운전석 뒤편에서 기사의 목을 감싸 쥐고 조르는 모습과 함께 A씨가 긴박하게 “경찰에 신고 좀 해달라”고 외치는 상황이 그대로 기록됐다.

A씨는 “남성이 온몸으로 자신을 눌러 저항조차 쉽지 않았다”고 당시를 전하며 “그때 아파트 경비원이 문을 열어주지 않았으면 진짜 죽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태는 하차 이후에도 지속됐다. 남성 승객은 차량에서 내린 뒤에도 “너 같은 사람 인생 망가뜨릴 수 있다”, “끝까지 가보자”, “네가 잘못했다고 하면 10만 원 주겠다” 등의 발언을 하며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이 남성은 경찰 신고 접수 이후 “기사가 자신의 얼굴을 먼저 물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씨는 “목이 졸린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을 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치아와 얼굴이 부딪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에 함께 있던 여성 승객은 차량 외부에 머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성의 주장과 유사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번 사건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는 “정신과 약 없이는 잠을 못 자고, 술 취한 승객이나 아파트 근처만 가도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최근에서야 남성과 연락이 닿아 다음 주 경찰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