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딜로이트 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이란 전쟁 여파로 연료비와 식료품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의 재정 불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활비 압박이 소비심리 위축은 물론 자동차 구매 패턴 변화까지 이끌면서 소비시장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21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간한 ‘미국-이란 전쟁이 바꾼 소비 지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의 재정적 웰빙 지수(FWBI)는 올해 2월 98.8에서 3월 96.8, 4월 95.8까지 떨어지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4월 기준 글로벌 평균(103.2)도 크게 밑돌았다.
보고서는 “전쟁 이후 글로벌 소비자들의 재정 안정감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가운데 한국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활물가 부담 우려가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의 물가 상승 우려는 올해 1월 62%에서 4월 65%로 상승했다. 식료품·생필품 가격 부담 우려 역시 같은 기간 57%에서 62%로 확대됐다.
가장 큰 충격은 유가였다. 전쟁 이전 55% 수준이던 연료비 부담 우려는 전쟁 이후 74%까지 급등했다. 고유가 우려가 소비심리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활비 부담 증가는 소비 패턴 변화로도 이어졌다. 한국 소비자들은 가격 비교와 할인 중심 소비를 강화하며 ‘절약 모드’에 들어간 모습이다. 실제 한국 소비자의 식품 절약 지수(FFI)는 전쟁 이후 94.9까지 상승했다.
반면 미국 소비자들은 전쟁 위기 국면에서 식료품 사재기 성격의 선제 구매가 늘며 오히려 절약 행동이 일부 완화되는 차이를 보였다.
자동차 소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한국 소비자의 전체 차량 구매 의향은 올해 1월 87.7에서 3월 68.5까지 급락했다. 반면 전기차 구매 의향은 78 수준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딜로이트는 유가 변동성과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 선호 현상이 강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여행 소비는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글로벌 여행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한국 소비자들은 70% 이상의 여행 지출 의향을 유지했다. 생활비 부담 속에서도 경험 소비는 쉽게 줄이지 않는 특성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딜로이트는 이번 전쟁이 단순 지정학적 이벤트를 넘어 소비자들의 일상과 소비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가성비 중심 가격 전략 강화 △에너지 위기 대응 체계 구축 △휴전 이후 회복 신호 선점 △국가별 차별화 전략 △공급망 회복탄력성 강화 등을 기업들의 핵심 대응 과제로 제시했다.
김경원 한국 딜로이트 그룹 유통·소비재(CP&R) 리더는 “전쟁과 인플레이션, 에너지 불안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소비자의 우선순위와 소비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기업들도 생활비 부담 변화와 소비심리 신호를 보다 민감하게 읽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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