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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빚투’ 11조원 육박… 주가 급락에 투자자 ‘멘붕’

코스피 신용잔고 이달 1조6천억↑

반도체 투톱에서만 3조원 증가

삼전닉스 빼면 신용거래 줄어

메모리값 둔화 우려 주가 조정

반도체 쏠렸던 투심 분산 전망도

최근 한 달 간 국내 증시의 빚투(빚내서 투자) 거래는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만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두 종목을 제외한 코스피 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기대를 웃도는 삼성전자 실적 발표에도 두 종목이 동반 급락하면서 반도체 대형주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 3일 29조6773억원으로 한 달 전(28조316억원) 대비 1조6457억원 불어났다.

다만 증가분 대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빚투에서 비롯됐다. 이달 3일 기준 두 종목의 신용잔고 총액은 10조7262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신용잔고(29조6773억원)의 36%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신용잔고는 지난달 4일 4조1791억원에서 이달 3일 5조5288억원으로 1조3497억원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신용잔고의 경우 같은 기간 3조5992억원에서 5조1974억원으로 1조5982억원 불어나면서 앞자리가 두 번이나 바뀌었다.

이 기간 반도체 투톱을 제외한 코스피 신용거래는 오히려 위축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코스피 시장의 신용잔고는 20조2533억원에서 18조9511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코스닥 신용잔고도 9조7059억원에서 8조1148억원으로 1조원 넘게 빠졌다.

시장 전반으로 빚투가 확산되기보단 반도체 대형주로만 신용거래가 몰린 셈이다. 이는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이 실적 가시성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는 최근 연이어 상향 조정돼 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석 달 전 227조원에서 372조원으로 63.9% 증가했고, SK하이닉스는 175조원에서 274조원으로 56.5% 늘었다. 이에 따른 목표주가 상향도 잇따랐다.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최고가는 57만원, SK하이닉스는 430만원에 달한다.

기대감에 몰렸던 삼전닉스 신용거래 투자자들은 이날 반도체 대형주 급락으로 손실 확대가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지만 오후 한때 9% 이상 하락했고, 종가 기준 6.9%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6% 내렸다.

시장에서는 주가 조정이 실적 발표 자체보다 이익 증가율 둔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나쁘게 나온 것은 아니지만 주가는 절대적인 이익 규모보다 이익 증가율과 모멘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3·4분기 이후 메모리 가격 상승률이 둔화되면서 이익 증가율도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거래 비중이 커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낙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수급 환경의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역시 금일 하락세가 수급 피드백 루프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투자심리가 점차 다른 업종으로 분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헌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 현상은 다소 완화되고 그동안 소외됐던 업종으로 순환매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전처럼 반도체만 독주하는 장세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