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의 라인강 모습.A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유럽이 폭염과 산불에 이어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대륙의 주요 젖줄인 라인강과 다뉴브강이 말라붙으면서 지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강물 수위가 급감하면서 헝가리에서는 냉각수 부족으로 원전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했으며 라인강은 화물선들이 화물량을 대폭 줄이고 운행해 물류비 상승에 기업들은 제품 생산량을 줄여야할 판이라고 보도했다.
루마니아에서는 원자력 발전소 방향으로 강물을 돌리기 위해 강변에서 폭파 작업까지 벌어졌으며 수위가 줄어든 다뉴브강에서는 관광객 수백명이 고립됐다가 긴급 구조되기도 했다. 이미 에너지 위기로 신음하던 유럽 연합(EU) 경제는 물류와 전력 생산 차질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다뉴브강 유역으로 낮은 수위에 2차세계대전 당시 침몰한 군함과 맘모스의 뼈가 드러나고 있다.
헝가리 유일의 팍스 원자력 발전소는 냉각수 부족으로 전체 4개 원자로 중 3개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 원전은 국가 전력 생산의 약 40%를 제공해왔다. 헝가리 당국은 전력 수입과 에너지 절약 캠페인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도매 전력 가격 상승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루마니아도 역시 체르나보다 원전의 가동을 일부 중단했으며, 군 당국은 다른 물길에서 냉각수를 유입시키기 위해 폭약으로 수로를 확장하는 비상 조치를 취했다.
불가리아 비딘 인근에서는 낮은 수위로 인해 186명의 승객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이 모래톱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전원이 육지로 긴급 대피했다. 이에 따라 주요 크루즈 운항사들은 다뉴브강과 라인강, 모젤강, 마인강 등의 주요 구간 운항을 취소하거나 경로를 대폭 수정하고 있다.
독일 산업의 혈맥인 라인강의 상황은 더욱 심각해 프랑크푸르트 서쪽 카우프 지역의 수위 측정치는 최근 25cm까지 떨어져 2018년 10월 대가뭄 당시 기록했던 최저치에 바짝 다가섰다.
수위가 낮아지면서 화물선들은 통상 적재량의 20~30%만 실은 채 운항하고 있다. 이로 인해 화물 운송비가 급등하고 물류 체증이 심화되고 있다.
독일 최대 철강기업 티센크루프는 원자재 수송용 바지선 운항이 불가능해지자 뒤스부르크 용광로의 생산량을 줄였다. 화학업계 역시 석유화학 원료인 벤젠 등의 수급 불안으로 생산 중단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경제에 치명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네덜란드 ING 그룹의 카르스텐 브제스키 글로벌 연구원은 가뭄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올해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0.8%에서 0.5%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2018년 대가뭄 당시에도 독일 국내총생산(GDP)이 약 0.4%p 감소한 바 있다.
EU의 가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중해 일부 지역을 제외한 유럽 대륙 대부분이 오는 9월까지 “평년보다 훨씬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농작물 수확량 감소와 에너지가 격등에 따른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3일(현지시간) 물 수위가 크게 낮아진 루마니아 라소바의 다뉴브강 모습.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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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