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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잔금 보태려다 원금까지…" 초변동성에 피눈물 흘린 개미들 [개미의 세계]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2% 내린 6257.45에 장을 마감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지난 5월 30대 가장 A씨는 서울 은평구의 한 구축 아파트로 이사를 결정한 뒤 과감한 실천에 나섰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 잔금 용도로 묶어둔 목돈 중 5000만원을 국내 주식 시장에 투자했다. 목표는 소박했다. 그저 대출금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며 내린 결심이었다. 한창 불장이었기에, 남들 다 투자하는 대형주에 두세 달만 넣어두면 최소 몇백만원은 벌겠거니 기대했다.

결과는 ‘아팠다’. A씨를 기다리고 있던 건 자비 없는 ‘롤러코스피’였다. 7월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매도 사이드카와 매수 사이드카가 번갈아 켜지는 극단적인 초변동성이 장을 지배하더니, 최근에는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 폭탄이 쏟아졌다. 어느새 수익이 사라진 계좌는 잔금으로 내야 할 원금마저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A씨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조금만 더 버티면 본전은 찾지 않겠냐는 친구의 말도 A씨 공포를 희석시켜주진 못했다. 결국 A씨는 지난주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시장가로 모두 매도했다. 손실이 확정됐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해졌다는 A씨는 “여기서 더 손해 보면 잔금일에 큰일 나겠다는 공포가 밀려왔다”며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겠다고 덤볐다가 원금까지 녹였으니 아내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며 씁쓸해했다.

피눈물 흘리는 개미들…’빚투’ 잔고마저 수조원 급감

연일 출렁이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 폭락장에 직면한 개인 투자자들의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는 A씨처럼 불장 분위기 속에서 FOMO(Fear Of Missing Out·소외 공포)에 휩쓸려 아파트 중도금·잔금, 전세보증금, 대출 상환금 등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목적성 자금’을 들고 뛰어든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코스피가 불과 한 달 만에 고점 대비 40% 급락하는 등 역대급 변동성으로 손실이 계속되자 아예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개월여 만에 30조원 아래로 급감했고, 예탁증권 담보융자도 지난달 31일 기준 약 25조449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3월과 비교해 3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4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101.50포인트(p)(1.62%) 오른 6358.9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43.37포인트(p)(5.88%) 상승한 780.72로 마감했다. /사진=뉴스1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신용융자 잔액이 감소했다는 건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위축됐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기존에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예탁증권 담보융자도 동시에 감소하자, 증시 급락과 반대매매 여파로 주식을 활용한 레버리지 수요 전반이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확정이 필요한 돈을 변동성에 던진 대가

행동경제학에서 말하는 ‘심적 회계(Mental Accounting)’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돈의 가치를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아파트 잔금용 돈’과 ‘투자용 돈’을 심리적으로 분리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A씨처럼 “딱 몇 달만 굴리고 빼자”며 만기가 정해진 돈을 주식 시장에 넣는 순간, 자산의 성격은 안전자산에서 가장 위험한 위험자산으로 돌변하게 된다.

문제는 최근 코스피처럼 하락장이 계속될 경우다. 잔금일이라는 ‘확정된 시간’이 다가올수록 주가 하락이 주는 공포는 수십 배로 증폭되고, 결국 가장 최저점에서 이성을 잃고 주식을 던지는 도피형 패닉셀(투매)을 감행하게 된다. 기한이 정해진 목적성 자금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식 시장에 넣지 말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공포에 질려 매도하기보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일 보고서에서 “실적과 경기가 좋은데도 주가가 고점 대비 30% 넘게 급락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 하락은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공포 심리와 빚투 정리(디레버리징) 등이 겹친 일시적 현상이라며 현재 코스피가 역사적인 저평가 영역에 있어 강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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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