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서 다시 원전으로…재번역·해설서 등 잇따라 출간 교보문고 7월 관련 도서 판매량 작년 동월보다 600% 증가
영화가 일깨운 고전의 향기…서점가도 ‘오디세이’ 열풍
스크린서 다시 원전으로…재번역·해설서 등 잇따라 출간
교보문고 7월 관련 도서 판매량 작년 동월보다 600% 증가
일리아스·오디세이아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 흥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영화에 대한 관심이 원작 고전 읽기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 개봉을 계기로 재번역된 원전은 물론 해설서와 교양서,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는가 하면 기존에 나온 책들의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 원작은 호메로스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서양 문명의 근원
영화 ‘오디세이'(Odyssey)는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경 남긴 대서사시 ‘오디세이아'(Odysseia)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여기서 ‘오디세이’와 ‘오디세이아’는 표기의 차이일 뿐, 같은 작품을 의미한다. ‘오디세이’는 작품의 영어식 표기를 그대로 옮긴 것이고, 그 자체로 긴 여정을 뜻하는 일반명사기도 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이’의 그리스어 이름으로 안내돼있다. 또 출판사에 따라 고대 그리스어 발음에 더 가깝게 ‘오뒷세이아’로 적는 곳도 있다.
작품 제목은 주인공 이름인 오디세우스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어로 ‘오디세우스의 이야기’ 또는 ‘오디세우스의 노래’라는 뜻이다.
한권으로 읽는 오디세이아 (출처=연합뉴스)
‘오디세이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호메로스의 또 다른 대표작인 ‘일리아스’를 빼놓을 수 없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기원전 13세기 초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두 작품 모두 서양 문명의 근원이라고 할 만큼 작품 속 인물과 사건, 세계관이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두 작품의 주인공과 주제 의식에는 꽤 차이가 있다.
‘일리아스’가 아킬레우스라는 영웅의 분노와 명예, 죽음, 전쟁의 비극을 노래했다면,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친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험난한 여정을 다뤘다.
그 여정은 아름다운 노래로 뱃사람을 유혹하는 세이렌,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 마녀 키르케 등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모험담으로 알려졌지만, 모험보다는 귀향의 서사에 가깝다.
전쟁이 끝난 뒤 10년 동안 바다를 떠돌며 절망을 견딘 오디세우스가 전쟁 영웅으로서 오만과 탐욕을 내려놓고 다시 하나의 인간으로 돌아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의 근원적 방황과 귀향을 다뤘다는 점에서 ‘오디세이아’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비롯해 수많은 문학과 예술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오뒷세이아 (출처=연합뉴스)
◇ 김헌 교수 완역본부터 이우일이 재해석한 만화까지 ‘봇물’
다만 ‘오디세이아’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원전 읽기가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각각 1만5천693행, 1만2천110행으로 이뤄진 말 그대로 대서사시다.
최근 출간된 책들 가운데 더숲에서 나온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원전 읽기가 망설여지는 이들을 위한 길잡이로 손색이 없다.
카네기 메달 수상 작가인 질리언 크로스와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일러스트레이터인 닐 패커가 함께 만든 책으로, 작품의 역사적 배경과 작품 속 상징과 인물, 오늘날 문화적 의미에 대한 폭넓은 해설도 담았다.
이우일의 그리스 로마 신화 (출처=연합뉴스)
비채에서 펴낸 ‘이우일의 만화 그리스로마 신화'(전 3권)는 만화가 이우일이 꼬박 3년에 걸쳐 완성한 책으로, 고전학자 이준석이 감수를 맡았다.
이 책은 1권 ‘신들의 우화’, 2권 ‘헤라클레스’, 3권 ‘오뒷세우스’ 등 3권으로 구성됐다. 신들의 시대에서 영웅의 시대, 그리고 인간의 시대로 이어지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큰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한권으로 읽는 오디세이아'(이화북스 펴냄)는 간결하고 읽기 편한 번역을 내세웠다. 고대 그리스 철학을 전공한 번역가 육혜원이 번역을 맡았다. 운문의 형식보다는 서사와 인물의 목소리를 살리는 쪽에 초점을 뒀다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철저한 고증’을 내세운 번역서도 눈길을 끈다. 원전 독파가 목표인 독자라면 을유문화사의 ‘오뒷세이아’가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고전학자인 김헌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완역했으며, 원전의 신화적 비극미를 충실하게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출처=연합뉴스)
예술사적으로 좀 더 폭넓은 이해를 위한 해설서도 있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는 ‘아트인문학’ 강의로 알려진 김태진 작가가 쓴 책이다.
오디세우스의 여정에 명화와 인문학적 해설, 신화의 숨은 이야기를 더해 원전을 보다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서점가에선 ‘오디세이’ 관련 서적의 전반적인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7월 관련 서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595.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목에 ‘오디세이'(오디세이아·오뒷세이아 등 포함)를 포함한 도서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교보문고는 “완역본뿐 아니라 입문서 등도 고르게 판매되며 고전 원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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