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를 껴안고 자는 아이들 모습. 출처=바이두
[파이낸셜뉴스] 여름철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커다란 박과 채소인 ‘동과’를 껴안고 자는 이색 피서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자는 동안 동과가 폭발해 침구와 방안을 망쳤다는 충격적인 경험담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사천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에어컨 대신 천연 피서용품으로 동과를 끼고 자다가 동과가 터지면서 하수구 악취가 나는 진흙 범벅의 액체를 뒤집어쓰는 ‘비극적인 상황’을 겪었다는 사연이 SNS에 올라왔다.
중국 후베이성에 사는 한 여성은 “여름철 더위를 식히려다 오물과 악취로 매트리스와 이불을 모두 버려야 했다”며 “악취가 마치 터진 하수구 같았다”고 토로했다.
수분 95%의 ‘천연 얼음주머니’…명나라 때부터 내려온 전통 피서법
여름철 동과를 껴안고 자는 풍습은 명나라 시대의 서적 ‘물리소지(物理小識)’나 청나라 시대의 건강서 ‘한정우기(閑情偶寄)’ 등에도 기록되어 있을 만큼 중국에서는 잘 알려진 피서법이다.
동과는 전체 성분의 약 95%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피부에 닿았을 때 체열을 흡수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마치 ‘얼음주머니’나 ‘냉온수팩’을 대고 있는 것과 같은 원리로, 에어컨 냉방병을 피하고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경제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전문가들은 동과가 폭발하는 원인으로 ‘미생물 침투와 과실 내부 발효’를 지목했다. 성두 농림과학원 오청옌 수석 연구원은 “동과 겉면의 하얀 왁스층은 미생물 침투를 막아주는 보호막 역할을 하는데, 사람이 지속적으로 껴안고 마찰을 일으키면 이 보호막이 손상된다”고 설명했다.
보호막이 뚫린 틈으로 들어간 미생물은 동과 내부의 당분과 유기물을 분해하며 발효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때 내부에서 이산화탄소 가스가 급격히 발생하는데, 사람이 밤새 껴안고 자거나 이불을 덮어 체온이 전달되면 미생물이 번식하기 최적의 ‘온열 인큐베이터’ 환경이 조성되어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게 되는 것이다.
안전하게 피서하려면?…주기적인 점검 필수
전문가들은 동과를 피서용으로 안전하게 활용하려면 무엇보다 주기적인 상태 점검과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한 개의 동과를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은 위험하므로 최대 일주일을 넘기지 말고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또한 동과 표면을 수시로 만져보며 특정 부위가 말랑해졌거나 부풀어 오르는 증상, 혹은 시큼한 악취가 느껴진다면 내부 발효가 시작된 신호이므로 즉시 버려야 한다.
전문가들은 “동과를 껴안고 자는 것은 일시적이고 비용을 아낄 수 있는 피서법일 뿐, 폭발이나 곰팡이 번식 같은 부작용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며 “안전과 위생을 고려한다면 에어컨이나 쿨매트, 냉감 베개 등 검증된 피서용품을 활용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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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