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임단협 교섭이 극적 타결돼 총파업이 철회된 6일 서울 구로구 지하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철도노조 파업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24.12.6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에서 승객들이 탑승구를 통과하고 있다. 서 2026.11.1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서울지하철이 올해도 파업 위기에 놓였다. 최근 3년간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파업 직전 신규 채용 규모에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했지만, 올해도 인력 충원 문제를 놓고 맞서고 있다.
해마다 수백 명씩 신규 채용에 합의하고도 인력 부족 논란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대규모 정년퇴직과 장기 휴직에 따른 결원, 만성 적자에 따른 인력 감축 계획이 맞물려 있다.
7일 서울교통공사와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공사 1·2·3노조는 지난 5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모두 가결했다. 1노조는 오는 20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하고,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이달 말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3년 연속 파업 직전 채용 합의…올해도 인력 충원 쟁점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최근 3년간 파업을 앞두고 신규 채용 규모에 합의하는 상황을 반복했다.
2023년에는 노조가 11월 9~10일 경고파업을 벌인 뒤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파업을 하루 앞둔 21일 노사가 신규 인력 660명 채용 등에 합의하면서 추가 파업을 피했다. 당시 인력 감축과 현장 안전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다.
2024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노조가 12월 6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지만, 당일 새벽 협상이 타결됐다. 노사는 신규 인력 630명 채용과 임금 2.5% 인상 등에 합의했다.
지난해에는 파업 예정일인 12월 12일 새벽까지 협상이 이어졌다. 교섭이 결렬됐다가 재개되는 진통 끝에 오전 6시께 최종 타결됐다. 노사는 신규 채용 820명과 임금 3% 인상 등에 합의했다.
3년간 합의한 신규 채용 규모만 2110명에 달하지만,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공사는 대규모 정년퇴직과 장기 휴직에 따른 결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올해도 정년퇴직자가 700명 내외로 나가고 내년부터는 거의 1000명씩 퇴직한다”고 말했다. 6개월 이상 장기 휴직과 육아휴직 등으로도 현장 인력에 공백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1노조는 부족 인원 1313명을 연내 채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파악한 지난 7월 말 기준 결원은 770명이다. 연말 정년퇴직 예정자 714명과 상반기 채용 인원 155명, 채용 절차가 진행 중인 504명을 고려해도 800여 명을 추가로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인력 부족으로 현장 2인 1조 근무가 어려워지고 기존 직원들의 초과근무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2노조는 올해 초과근무수당으로 140억 원이 지급되면서 내년도 임금 인상 여력이 줄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연간 적자 8268억 원…인력 감축 계획 놓고 노사 대립
인력 충원을 둘러싼 갈등의 또 다른 배경에는 서울교통공사의 만성적인 재정난이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8268억 원으로, 무임수송에 따른 손실만 4488억 원에 달했다. 승객 1명을 수송하는 데 1817원이 들었지만 평균 운임 수입은 1036원에 그쳐 원가보전율은 57%에 머물렀다.
공사는 이러한 재정 여건 속에서 경영 효율화를 위해 2212명 규모의 인력 감축 계획을 추진해 왔다. 2021~2023년 684명을 감축했으며, 나머지 1528명에 대한 감축 계획을 놓고도 노사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인력 감축에 앞서 적자의 구조적 원인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무임수송 등 공익서비스비용(PSO)을 운영기관이 부담하는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국가 정책에 따른 손실을 정부가 충분히 지원하지 않아 운영기관의 적자가 커지고, 결국 인력 감축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김정섭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상임의장은 지난 6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가가 책임져야 할 철도와 도시철도 PSO를 고스란히 운영기관에 떠넘긴 채, 정부와 지자체는 ‘재정난’이라는 허울 좋은 핑계로 끝없는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만을 강요해 왔다”고 주장했다.
궤도협의회는 공익서비스비용에 대한 국비 지원 법제화와 위험작업 2인 1조 의무화, 공공기관 총인건비제 개선 등도 요구했다.
서울시의 경영 효율화 요구도 인력 충원을 둘러싼 갈등과 맞물려 있다. 공사 측에 따르면 적자가 심해 서울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20일부터 준법투쟁 예고…노사 교섭 막판까지 이어질 듯
올해도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노조는 지난 9월 말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공식 교섭이 재개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교통공사 측은 “실무자끼리는 계속 논의하고 있어 대화가 중단된 건 아니다”며 “신규 채용 인원은 막판까지 노사 협상 대상이기 때문에 막판에 가봐야 규모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막판까지 성실히 교섭할 것이고 대화 창구를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